"푼다니 다행이지만"...5년 걸린 투자성향 분석주기 완화

환영한다 분위기 속 한발늦은 규제개혁 지적도
"일임수수료 비용처리 등 오래된 숙제빠져 아쉬워"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현장 혁신형 자산운용산업 규제개선 관련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현동 기자 = 금융당국이 발표한 '현장 혁신형 자산운용산업 규제개선'을 놓고 금융투자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는데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아쉬움도 표시한다. 또 퇴직연금 등 연금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50개 현장불편규제 혁신" 방안을 내놨다. 현장의 의견을 토대로 공모펀드, 투자일임, 신탁 등 자산운용 산업 전반의 목소리를 청취한 결과물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해 3월부터 자산운용시장의 업권·투자분야별로 총 20여회의 업계 간담회를 실시했다. 최근에는 국회 차원에서도 금융투자협회 등을 통해 업계 의견을 지속적으로 듣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올 1월15일 금융투자협회에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금융투자회사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이번 개선안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신동준 자산운용서비스본부장은 "현장 의견을 전향적으로 받아준 결과로 업계에서는 '손톱 밑 가시'가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시차는 있겠지만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수익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정책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뒤늦은 개선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단적인 사례가 투자성향 분석주기 완화 조치다.

금융위는 투자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투자자의 회신이 필요한 투자성향 확인을 연 1회로 단축하기로 했다. 현재 투자일임·신탁업자는 투자일임 또는 신탁계약(지정형 특정금전신탁 제외)을 체결한 일반투자자에게 매분기 재무상태, 투자목적 변경여부 등 투자성향을 확인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으로 분기마다 투자성향을 파악하다 보니 투자자와 투자일임·신탁업자 모두에게 불편을 야기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늦었지만 개선한다니 다행이긴 하지만 최소한 5년 전부터 투자성향 분석 주기 완화를 요청했다"면서 "당국이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에 집착하다가 이제서야 불편이 풀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금융위는 올 하반기에 '금융투자업규정 제4-73조, 제4-77조, 제4-93조'를 개정해 투자성향 분석 주기를 완화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규정은 자본시장법과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금융위에 위임한 사항을 담은 행정규칙이다. 금융위의 의지만 있다면 고칠 수 있다는 말이다.

신탁운용보고서 교부방법 다양화나 비대면 방식의 특정금전신탁 계약체결 및 운용방법 변경 허용 등도 업계에서 오래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던 사안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등 연금제도에 대한 규제개혁 필요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투자자와 업계의 불편을 진정으로 해소하려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비롯해 랩어카운트 수수료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이란 근로자의 퇴직연금을 은행‧증권사 등 금융회사에 일임해 운용을 맡기는 제도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내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는 최근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 도입을 위한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2017년 제정하려던 개인연금법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일임 수수료 비용처리 문제는 금융투자 업계가 오래 전부터 해결을 요구해온 과제다. 퇴직연금에 편입되는 투자일임수수료를 비용으로 처리할 수 없어 연금자산을 일임 형태로 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과거 세무당국은 투자일임수수료를 비용으로 볼 수 없다고 회신했고 기획재정부도 이에 대한 별도 유권해석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도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50개 현장혁신형 규제개선책을 내놓은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그럼에도 투자일임수수료 같은 오래된 숙제가 빠진 것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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