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人] "연금으로 웰리빙을 넘어 웰다잉 금융 제공"
하나은행 차주필 초대 연금사업본부장…"연금시장 3강 목표"
연금손님 1:1 컨설팅·비즈니스 혁신…"실버산업 진출까지 생각"
- 김현동 기자, 김영신 기자
(서울=뉴스1) 김현동 김영신 기자 = "디지털 휴매니티(Digital Humanity)를 바탕으로 고객의 생애 여정에 맞춘 연금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연금사업본부의 기본 사업 방향은 은행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에 은퇴 브랜드를 만들어서 공동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협업이 필수다."
하나은행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연금사업본부를 만들었다. 통상 시중은행의 연금사업 업무는 신탁연금그룹 내 하나의 부서 형태로 존재한다. 자산관리(WM·Wealth Management)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하나은행은 WM부문을 독립된 웰리빙그룹으로 격상시켰다. 웰리빙(Well-living)·웰다잉(Well-dying)이라는 사회적 니즈 변화를 포착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결정이다. 웰리빙그룹 내에 WM사업단과 연금사업본부가 있다.
하나은행의 초대 연금사업본부장을 맡은 차주필 본부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100세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연금사업부를 연금사업본부로 격상했다"면서 "이는 '손님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진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2010년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은퇴시장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했고, 2012년에는 리테일사업부에 은퇴설계팀을 만들었다. 김정태 회장은 일찌감치 '은퇴 시장이라는 말보다 행복디자인 시장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는 안목을 보여주기도 했다.
차 본부장은 "연금이란 손님과 30년을 함께하는 초장기 상품"이라면서 "손님 지향과 디지털 혁신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휴매니티를 바탕으로 고객의 생애 여정에 맞춘 연금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00세 시대 선제 대응 위해 연금사업본부 신설"
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는 연금사업부, 은퇴설계센터로 구성됐다. 여기에 더해 5월에는 연금손님자산관리센터를 추가할 예정이다. 연금사업부는 연금시장 트렌드 분석과 해외 시장 벤치마킹을 통해 연금사업 부문의 성장 전략을 수립한다. 그룹 내 관계사와의 협업도 중요한 목표다.
차 본부장은 "개별 회사 단위로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은행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에 은퇴 브랜드를 만들어서 공동 마케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상품을 선정할 때 협업체제의 강점이 드러난다. 하나금융투자가 국내·외 시장을 분석해 상품의 운용 방향을 정하면 하나은행 투자상품부와 연금사업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의회를 통해 연금상품을 선정하고 사후관리를 하게 된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하나은행의 신용보강을 더해 연간 수익률 2% 후반대의 상품을 성공적으로 공급했다. 연금 고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TDF(Target Date Fund) 판매에서 은행권 1위도 차지했다.
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의 비장의 무기는 연금손님자산관리센터다. 연금 손님에게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률을 관리해 연금 자산을 지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차 본부장은 "연금 손님들이 대부분 연 1%짜리 원리금 보장상품에서 갈아타지 않는다"며 "5월에 만들 연금손님자산관리센터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고객한테 전화해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을 추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연금손님자산관리센터는 100만명 정도의 고객을 연락 대상으로 잡고 있다. 갈아탈 수 있는 상품 내역과 기존 상품과의 비교 수익률을 제공해 궁극적으로 고객의 연금자산 수익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차 본부장은 "지난해 말 기준 327조원의 연금시장 규모가 2023년에는 약 5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대기업 중심의 DB시장에서 중소기업 및 개인 중심의 DC, IRP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고, 이에 따라 고객의 수익률이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연금손님자산관리센터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경쟁력있는 상품공급·수익률 관리와 함께 차 본부장이 추진하는 역점 사업은 연금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혁신이다. 일하는 방식을 효율화하겠다는 얘기다.
차 본부장은 "이달 중순쯤 연금사업부 내에 퇴직연금오퍼레이션센터를 열려고 한다"며 "영업점의 오퍼레이션 업무를 본점으로 집중해서 영업점은 마케팅만 하고 손님자산관리센터는 손님관리, 오퍼레이션센터는 오퍼레이션 업무에 집중해 업무 효율화와 인력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어 "24시간, 365일 내 손안에서 펼쳐지는 퇴직연금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24시간, 365일 내손안의 연금' 서비스 제공
특화된 상품 제공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으로 하나은행은 신한은행, 국민은행에 이어 은행권 퇴직연금 3강을 단기 목표로 두고 있다. 현재 130만명 수준인 연금고객을 150만명으로 늘려 고객자산을 15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물론 퇴직연금시장만 보고서 연금사업본부를 만든 것은 아니다.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을 보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앞서 있다. 퇴직연금은 숲 속의 나무다. 그보다 더 큰 시장이 공적연금이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하나의 축으로 놓았을 때 그보다 더 큰 어마어마한 시장이 공적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이다. 공적연금의 수급권 계좌를 누가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제가 생각하는 (연금)시장은 은퇴 시점만이 아니라 그 이후까지 손님의 인생 여정을 따라가는 곳에 있다."
차 본부장은 개인연금·퇴직연금·공적연금에 더해 시니어 마케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김정태 회장이 강조하는 '웰리빙·웰다잉' 개념에 기반한 접근 방식이다. 연금사업본부 내에 은퇴설계센터를 둔 배경이기도 하다. 은퇴설계센터는 고객의 생애 여정에 따라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고 컨설팅을 진행해서 은퇴준비와 행복하고 여유있는 노후 준비를 설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은퇴시장만 보는 것이 아니다. 웰리빙에서 시작해서 웰다잉으로 접근해야 한다. 상조신탁, 실버산업, 요양병원 등 폭넓게 접근할 생각이다. 금융회사의 실버산업 진출까지 생각하고 있다."
차 본부장의 경력은 연금사업에 특화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는 2005년 국내 은행권에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될 당시 기업금융부 소속으로 제도 도입에 따르는 기초 작업을 담당했었다. 이후 삼성역지점 기업RM부장으로 현장에서 기업 고객을 만났다. 최근에는 정책금융부장으로 있으면서 연금수급권 계좌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차 본부장은 "(개인·퇴직)연금은 나무라고 할 수 있고, 그 외의 숲들이 어마어마하게 큰 곳이 바로 공적연금을 포함한 연금시장"이라면서 "연금시장을 키우기 위해 선택됐다는 사명감을 갖고 현장을 직접 챙기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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