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결산]② 신한금융 조용병 승부수 '원신한' 통했다...'리딩뱅크 탈환'

신한금융 비이자이익 증가율 최고..."매트릭스 전략 주효"
GTX-A노선 사업자 선정, 비은행 계열사 이익 증가 등 성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지난해 4월 신한은행은 금융회사임에도 기라성 같은 대형 건설사들을 제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사업자로 선정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당시 금융권과 건설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이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대형 철도 사업에 재무적투자자(FI) 중심의 컨소시엄이 뛰어든 경우가 많지 않았던 만큼 건설사(CI) 중심의 컨소시엄이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승자는 신한은행을 필두로 구성된 컨소시엄이었다. 시공 능력이 있는 건설사와 손을 잡아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뒤 금융사라는 이점을 살려 안정적 재원조달을 강조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GTX-A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덩치가 가장 크고 신뢰도가 높은 신한은행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신한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은행, 금투, 생보, 캐피탈 등 계열사 전문인력들이 모인 글로벌 투자금융(GIB) 사업부문의 작품이었다. 예컨대 신한생명에서 사업을 발굴하면 지주와 은행이 함께 자금조달과 수익성을 검토하고 금투에선 운용 방식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 입찰에 참여하는 식이다.

신한금융은 이미 2017년 GIB사업부문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2017년 뉴욕 맨하튼에 위치한 오피스빌딩 원월드와이드플라자의 '시니어 메자닌 채권' 1억9000만달러 어치를 인수했다. 당시 신한생명이 매각주관사였던 골드만삭스와 도이치뱅크에 연이 닿아있는 상황에서 GIB를 중심으로 금투 등 전 계열사가 협력했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런 결과들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강조한 '원신한(One-Shinhan)'에 더 큰 기대를 갖게 만드는 이유로 꼽힌다. 원신한은 지주를 중심으로 모든 계열사들이 하나가 되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매트릭스 조직을 의미한다. 매트릭스는 기존 조직을 유지하면서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업무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뭉쳐야 강해진다"…GIB사업부문 확대 개편 리딩뱅크 탈환에 역할

신한금융은 지난 2017년 7월 6일 은행과 금투 중심이었던 기업투자금융(CIB)사업부문을 지주, 은행, 금투, 생보, 캐피탈 등 5개 계열사로 구성된 GIB 사업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지주와 은행, 금투, 생보 등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축적해 온 자산운용의 지식과 경험, 역량을 서로 공유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의 각 계열사 자산운용 인력들은 여의도 신한금융투자타워에 모여 함께 자산을 운용한다. 마치 골드만삭스나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투자나 사업을 진행할 때 전 사업부문의 역량을 한 곳에 모으는 것과 유사하다. 신한금융의 매트릭스 강화는 이자이익에 의존하기보다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비(非)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키우기 위한 방안이다.

조 회장이 주도하는 원신한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신한금융이 지난해 리딩뱅크를 탈환하는데 한몫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조156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KB금융(3조689억원)을 제치고 1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찾았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작년 신한銀 비이자이익 12% 증가 '금융권 최고'…"매트릭스 성과"

4대 금융지주(신한·KB·우리·하나)가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각 금융지주 계열 은행 이자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늘었다. 그러나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곳은 신한과 하나 뿐이며 그 중에서도 신한의 비이자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5조5860억원으로 전년 4조9921억원보다 11.90% 증가했고 비이자이익도 8826억원으로 전년 7907억원보다 11.62% 늘었다. KEB하나은행의 이자이익은 5조2972억원으로 전년 4조8142억원보다 10.03%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8384억원으로 전년 8035억원보다 4.34%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은 6조1007억원으로 전년 5조5647억원보다 9.63%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7527억원으로 전년 8655억원보다 13.03%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이자이익은 5조6510억원으로 전년 5조2206억원보다 8.24% 늘었지만 비이자이익은 1조464억원으로 전년 1조2520억원보다 16.42% 줄었다.

지난해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순이익 차이는 878억원에 불과했다.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탈환이 단순히 비이자이익 때문이라고 볼 수만은 없지만 은행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늘린 919억원이 아니었다면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실적을 들여다보면 카드 업황 악화로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큰 이익을 내온 신한카드의 실적이 부진(전년 대비 순익 43.2% 감소)했다. 하지만 경상기준으로 보면 신한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전체 순이익 합계는 늘었다. 신한금투(순익 2513억원, 전년대비 18.6% 증가), 신한생명(순익 1310억원, 전년대비 8.6% 증가), 신한캐피탈(순익 1030억원, 전년대비 17.5% 증가) 등 카드를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드, 금투, 생보, 캐피탈, 저축은행 등 비은행 계열사 전체 순이익은 1조507억원이었다. 2017년 비은행 계열사 전체 순이익은 1조37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많았다. 그러나 신한카드에서 4670억원의 일회성 이익(충당금 모형 변경에 따른 환입액 약 2800억원, 비자카드 매각이익 약 1860억원)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면 경상기준 2017년 비은행 계열사 전체 순이익은 9040억원이었다.

특히 신한금투의 호실적은 GIB부문에서 성과가 나기 시작했음을 방증하는 예다. 수수료 증가 및 자산운용 관련 자기매매 부문 이익 증가의 영향이 컸는데, 이 중에서도 GIB 플랫폼을 통한 IB 수수료가 전년 대비 55.2% 늘었다.

신한은행의 GIB, PWM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8.1%(1761억원), 10.0%(429억원) 늘었다. 글로벌사업 순이익은 전년 대비 36.8%(865억원) 증가한 3215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은행과 신한금투를 중심으로 매트릭스 조직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은행, 금투, 캐피탈, 제주, 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이 설립 이후 최고 실적을 낸 것은 글로벌, GIB ,PWM 등 각 사업 부문에서 원신한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움직인 결과"라고 자평했다.

j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