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표준등급법 적용에 '형평성' 논란

과거 국민·하나은행 지주사 전환시 특례조항 적용
2016년 기한 종료…결국 우리은행만 역차별?

손태승 우리은행장. 2017.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현 장도민 기자 = 금융당국이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전환 심사와 관련해 위험가중자산 산출 시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우리은행의 신설 지주회사에 대해 추가자본 적립 부담이 있는 '시스템적 중요 은행지주회사(D-SIB)'로 지정하지 않되 위험가중자산 산출 시 은행의 자체적인 특성을 반영한 내부등급법이 아닌 금융회사 전체의 표준치인 표준등급법을 적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금융당국, 우리銀 지주회사 D-SIB 미지정·표준등급 적용 가닥(08-05 18:44)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위험가중자산의 비중으로 산출한다. 위험가중자산은 보유자산에 위험가중치를 곱해 계산하는 만큼 위험가중치가 높으면 BIS 비율이 낮아진다. 위험가중치는 표준등급법과 내부등급법 중 어떤 쪽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통상 내부등급법을 쓰는 게 금융회사에 유리하다.

예컨대 주택담보대출은 표준등급법을 적용하면 위험가중치가 35%지만, 내부등급법에선 10~15% 수준으로 낮아진다. 그래서 대부분 은행과 금융지주회사들은 위험가중자산 산출 시 내부등급법을 사용한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려면 금융감독원의 승인 심사를 거쳐 1년여간 시범운영을 해야 한다. 예상대로 신설 지주회사가 내년 초에 출범한다면 빨라야 2020년에야 내부등급법을 적용할 수 있다.

결국 우리은행의 신설 지주회사는 표준등급법 적용을 받으면서 BIS비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에선 표준등급법 적용 시 우리은행의 3월 말 기준 BIS 총자본비율은 15.09%이지만 지주회사 전환 시 신설 지주회사의 총자본비율은 10% 내외 수준으로 5%포인트가량 급락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3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중 총자본비율이 가장 낮은 카카오은행(10.96%) 수준에 불과하고, 금융지주 평균(14.34%)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통상 BIS 총자본비율이 8% 이상이면 금융지주회사 인가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신설 지주회사가 1%의 추가자본 적립 의무가 부과되는 D-SIB 지정을 받지 않더라도 내년 1월1일부터는 강화된 자본규제에 따라 BIS 총자본비율 의무기준 8%에 자본보존완충자본 2.5%포인트가 추가된 10.5%를 넘어야 하는 부담이 뒤따른다. 경우에 따라선 추가자본 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지주사 전환 심사 시 우리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적용받기 위해선 금감원이 관련 시행세칙을 개정해야 하지만, 금감원은 특혜 논란 등을 우려해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이 지주사로 전환할 때는 시행세칙에 특례조항이 있었다.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급격한 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이미 적용하고 있으면 신설 지주회사가 표준등급법 적용을 받더라도 해당 자회사 자산에는 내부등급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는 한시 조치로 2016년에 시한이 종료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우리은행에 대한 '역차별 논란'을 제기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특례조항도 은행들의 지주사 전환을 위해 뒀던 것"이라며 "그간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이슈가 계속되는 상황이었다면 해당 시행세칙을 미리 정비해 대비하면 될 것을 2016년에 종료됐다고 다시 개정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은행이 D-SIB 지정을 받을 정도로 중요한 은행인데, 지주회사 인가 심사로 갑작스레 BIS 자본비율이 5%포인트가량 사라지는 것처럼 비쳐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면 투자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사항에 대해선 협의 중"이라고만 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