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없어도 업황 나쁘면 반영…신용위험평가 깐깐해진다
워크아웃 3년 지나면 필요성 재검토…3단계로 나눠 평가
최종등급 높게 주려면 자료 증빙…평가위원 자격요건도
- 김태헌 기자
(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당장 부채나 적자가 없어도 업황이 나빠 향후 재무지표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올해 신용위험평가에서 '미래위험'을 반영한다. 워크아웃 기간이 3년을 넘으면 해당 기업은 워크아웃 필요성을 재검토한다. 채권은행의 기업 신용위험평가가 더 깐깐해진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으로 '채권은행 신용위험평가 및 워크아웃 운영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채권은행은 매년 거래 기업을 상대로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한다. A~D등급(4단계)을 매기는데 A등급은 정상기업, B등급은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정상기업이다. C~D등급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밟아야 하는 '퇴출 대상'이다.
당국은 그간 채권은행이 기업과의 거래 관계를 고려하거나 부실채권 증가가 부담스러워 온정적인 신용위험평가를 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9~2017년 연평균 구조조정 대상기업(C~D등급)이 매년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평가 기준 구체성이 낮아 평가자의 자의적 판단에 의존하는 평가 관행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재 부채나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기업이라도 업황이 안 좋으면 신용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과거 재무지표가 좋더라도 경쟁력이 낮고 산업위험이 높으면 앞으로는 매출이 줄고 적자가 누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위험평가는 △산업위험 △영업위험 △경영위험 △재무위험 △현금흐름 등 5개 세부지표 등급을 먼저 매기고, 이를 종합해 최종 등급을 정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세부지표 등급에서 C~D가 다수였지만 최종 등급이 갑자기 B로 바뀐 경우도 있다.
세부지표 등급보다 높은 최종 등급을 주려면 명확하고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제시하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마다 천차만별인 신용위험평가 모형의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신용위험평가위원회의 독립성·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 자격요건을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신용평가 경험 없이 영업 부문에서만 근무했던 임원이 생뚱맞게 신용평가 부서장으로 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위원회 의사록을 작성하고 위원별 찬반 표시도 의무화한다.
워크아웃 기간이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지 않도록 진행단계별 평가도 강화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3년 정도가 가장 워크아웃 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며 "그 이상 넘기려면 합당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채권은행은 초기(1~2년)와 중기(3년), 후기(4년 이후)로 나눠 워크아웃 지속성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캠코 지역본부에 설치된 기업구조혁신 지원센터(전국 27곳)를 통해 기업 재기 지원에 도움 되는 각종 프로그램을 기업에 추천한다. 워크아웃 기간이 길어지면 기업구조혁신펀드나 민간 PEF와의 다양한 협업 모델을 마련하는 등 자본시장과 연계방안을 검토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 채권은행의 상시평가 운영협약(2월)과 내규 개정(3월)을 거쳐 올해 신용위험평가부터 개선사항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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