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특혜채용' 감찰 결과에 노조 반발
채용당시 인사 윗선에 "감독책임 지고 용단" 촉구
이상구 부원장보 사표수리 "우생마사 새길 것"
- 오상헌 기자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금융감독원 내부에서 전직 국회의원 아들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 특혜채용 논란의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채용 당시 총무국장을 지낸 이상구 부원장보가 감찰 결과 사실로 드러난 비위 행위로 물러났지만, 노조가 당시 인사 라인 상급자들의 책임론을 들고 나오면서다.
금감원 노조는 13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특혜채용 당시 인사 담당 임원(부원장보)이었던 현직 부원장을 거명한 후 "많은 직원들은 참담한 채용 비리에 대해 인사 담당 임원으로서 감독책임을 지고 조직을 위해 용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임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내부감찰 결과 본인 휘하에 있던 선임, 팀장, 국장이 다 조치를 당하는 마당에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고 말하는 걸 어느 누가 납득하겠느냐"며 "부하직원들이 중징계를 받는 상황에서 감독책임이 전혀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금감원은 2014년 법률전문가 채용 과정에서 경력직 변호사 지원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로스쿨 출신으로 변호사 경력이 없는 전직 국회의원 A씨의 아들을 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A씨는 최수현 당시 금융감독원장과 행정고시 동기 사이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이런 의혹이 지난 10월 국정감사 과정에서 불거지자 기획경영 담당이었던 이 부원장보를 감독총괄 담당으로 보직 변경하고 내부 감찰을 지시했다. 금감원은 지난 8일 감찰 결과 "당시 총무국장이 서류심사 기준인 평가 항목과 배점을 수차례 변경하고 '경력적합성' 등급을 임의로 상향 조정했다"며 비위 행위에 연루된 임직원들을 관련 법규에 따라 징계하고 수사 의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부원장보는 감찰 결과 발표 직전 사의를 표명했으며 진 원장은 사표를 수리한 상태다.
이 부원장보가 퇴임에 앞서 최근 직원들에게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표현이 담긴 편지를 남긴 것을 두고도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부원장보는 "우생마사라는 얘기가 마음을 잡는데 큰 도움을 줬다"며 "소와 말이 급류에 빠지면 소는 물살에 순응해 살아남고, 말은 제 힘만을 믿고 센 물살을 거스르다 지쳐서 죽는다는 교훈을 앞으로도 마음 속에 되새기겠다"고 했다. 금감원 내부에선 이 부원장보 본인과 상급자들의 처지를 우회적으로 빗댄 것이란 말이 나왔다.
한편, 이 부원장보의 사퇴로 임원(부원장보) 두 자리가 공석이 됨에 따라 금감원은 조만간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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