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가입 30억원 종신보험을 아시나요?

종신보험으로 상속세 부담 줄이는 부자들의 재테크
삼성·한화생명, 거액 자산가 겨냥한 종신보험 유행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부동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장모씨(45)는 최근 설계사로부터 종신보험 가입을 권유받았다. 금융자산 30억원이 넘는데 죽고 나서 남은 가족들의 생계 보장을 위한 종신보험이 무슨 소용이겠나 싶어 거절하려던 찰나 설계사는 솔깃한 재테크 방법을 소개했다.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자녀들에게 부동산 자산을 물려줄 때 내야 하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종신보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자들은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남은 가족들 생계 부담에 대한 걱정이 없는데도 최근 종신보험에 열심히 가입하고 있다. 10억원이 훌쩍 넘는 자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때 내야 하는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생명 고객 중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월 환산 보험료 300만원 이상 부유층은 8만3000명으로 1년 사이 5000명이나 늘었다. 금융자산이 30억원이 넘고 월 환산 보험료가 800만원 이상인 초 부유층 고객도 지난해 1만6000명에 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부유층 고객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높아 가장이 갑자기 사망하면 자녀들에게 상속세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종신보험은 사망하면 약속한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니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절세 상품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자산이 부동산 등 실물자산 위주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가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 상속세 납부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급하게 처분하다 보면 손실을 볼 수 있고 납부기간 내 처분하지 못하면 가산세 부담이 커진다.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보험사도 고액 자산가 전용 보험 상품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짧은 보험료 납부 기간을 선호하는 고액 자산가 성향을 반영해 보험료 납부를 일시납으로 선택할 수 있고, 보장승계특약을 통해 사망보험금을 배우자 또는 자녀에게 보장을 승계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2월 최소 가입금액이 30억원인 종신보험을 내놓았다. 종신보험 평균 가입금액은 3000~5000만원인데 이보다 100배나 늘려 고액자산가의 자녀 상속자금 확대와 상속세 재원 마련 등 수요를 겨냥했다. 한화생명 '경영인 정기보험'은 은퇴 시기가 늦고 경제활동 기간이 긴 CEO와 전문직 종사자 등 특성을 고려해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보장 기간은 90세까지로 늘렸다.

종신보험을 상속세 재원 마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계약자는 자녀, 피보험자는 아버지, 수익자는 자녀로 해야 한다.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일치하면 사망보험금도 상속재산으로 간주해 상속세가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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