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초저금리 시대의 마지막 '예금 오아시스'

기본 2~3% 금리에 운좋으면 5%대도..고금리 특판 무조건 완판
5000만원까진 예금보호돼 안심...저축은행 수익성 고민은 지속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저축은행 지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1 지난 4월 OK저축은행 배구단이 V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하자 고객들은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배구단 성적에 따라 적금상품 금리가 결정되는데, 예상치 못한 우승으로 5.6%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적금 금리가 2%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2~3배 높은 '고금리'다.

#2 SBI저축은행은 지난 8월 종로지점 오픈을 기념해 정기예금 2.2%, 정기적금 3.5%의 금리를 주는 특판을 내놨다. 아무런 우대금리 조건을 붙이지 않아 편리하면서도 금리도 시중은행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결국 한달 반만에 300억원 한도의 예금과 100억원 한도의 적금 모두 '완판'됐다.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시중은행 대신 저축은행에 예금·적금이 몰리고 있다. 연 1~2%대인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3~5%로 예금할 수 있는 저축은행은 마지막으로 남은 '금리 오아시스'라는 평가다.

기본 2~3%에 운좋으면 5%대도..특판은 무조건 완판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 꺼림칙하다며 외면하던 모습도 옛말이 됐다. 5000만원까지는 예금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 예금·적금을 선택한다면 저축은행의 이용은 훌륭한 재테크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28일 현재 정기예금(1년)의 평균 금리는 2.08%이며 정기적금(1년)은 2.80%다. 시중은행의 대부분의 예금 금리가 1%대, 적금이 1% 후반에서 2% 초반인 것과 비교하면 1~2%포인트(p) 가량 높은 편이다.

저축은행 특판 상품까지 범위를 넓히면 격차는 더 커진다. 지난 16일 OK저축은행이 출시한 '스파이크 정기적금2'는 배구단 성적에 따라 최대 5.58%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배구단이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으로 우승한다면 4% 후반에서 5% 초반대로 확정될 전망이다.

SBI저축은행 역시 인천·대전·광주 등 3개 지점에서 '고금리' 특판을 실시 중이다. 정기예금의 경우 2.1%(인천), 2.2%(광주), 2.3%(대전)이며, 정기적금은 3.3%(인천·대전), 3.8%(광주)다.

웰컴저축은행의 체크카드 연계상품인 '웰컴 체크플러스 정기적금'은 체크카드에 가입하면 정기적금 금리에 연 0.6%를 추가로 우대해 연 4.0%의 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월 평균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연 5.2%까지 적용된다.

시중은행보다 많게는 3%포인트 이상 높은 수신금리를 받다보니 예금도 몰린다. 실제로 지난 16일 출시된 OK저축은행 '스파이크2'는 10여일 동안 1300건에 70억원이 몰렸다. 지난 8월 출시된 SBI저축은행의 종로지점 오픈 기념 특판도 1개월 반만에 전부 팔렸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특판 상품의 경우 일단 나오면 모두 팔린다고 보면 된다"며 "한도가 미달되는 일도 많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수신 금리가 너무 낮기에 조금이라도 높게 주면 고객들이 바로 온다"고 설명했다.

친구들과 함께 간후 "의~리"

고객들이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민망한(?) 행동을 마다하지 않는 경우도 나타났다. 지난해 OK저축은행이 출시한 '끼리끼리 정기적금'에서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선, 친구와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어깨동무를 한 후 '의리'라고 외치거나 연인과 팔로 '하트'를 그려야 한다. 여기에 1년 동안 7000여명의 가입자가 몰렸다.

저축은행들도 영업 확대를 위해 이 같은 예금·적금을 늘리는 추세다. 고객들로부터 받은 저축으로 자금을 조달해 중견·중소기업 등에 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상승 등의 홍보와 고객 접객 목적도 있다. 이를 위해 각 사마다 다르지만 최소 2개월에서 최대 4개월 사이에 하나씩 특판 상품을 내고 있다.

다만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남아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특판의 경우 예대금리를 고려하면 수익이 거의 나지 않거나 일부는 손해인 경우도 있다"며 "저축액이 증가해도 대출이 늘지 않는다면 운용할 곳이 없어 쓸모가 없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달 저축은행들이 합병으로 외형을 늘리기보다 지역 밀착 영업에 집중하도록 하는 내용의 '서민금융회사 역할강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서민금융에 적극적인 곳은 인센티브를 받는 등 10%대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