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 매각 본격화…인수전 부담은 여전
태평양시멘트 지분은 32.4%...신규 인수자에 부담
- 전보규 기자
(서울=뉴스1) 전보규 기자 = 시멘트시장 1위 쌍용양회 매각을 두고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초 쌍용양회의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2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와의 분쟁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IB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SGI서울보증보험, 한앤코시멘트 홀딩스 등은 보유주식 3705만1792주(지분율 46.14%)의 매각 공고를 내고 공개경쟁입찰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오는 29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다음달 중 입찰적격자 선정 및 예비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일본 태평양시멘트와의 법정분쟁이 일단락되면서 쌍용양회 공개매각은 급물살을 타게됐다.
쌍용양회는 그룹내 자동차사업 투자 실패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2000년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지분을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고 다음해인 2002년 위크아웃 절차를 밟았다. 2005년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최대주주에 올라섰고 태평양시멘트는 채권단으로부터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 받아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왔다.
주택경기 활성화로 쌍용양회의 경영상황이 좋아지면서 채권단은 지분을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태평양시멘트에 매각하려고 지난해 11월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양측의 협상은 난항을 겪었고 올해 5월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공개매각을 결정하고 태평양시멘트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절차를 밟았다.
쌍용양회 채권단측 이사를 기존 3명에서 8명으로 늘리기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고 태평양시멘트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하지만 법원이 지난 7일 이를 기각했고 채권단을 8일 이사 5명을 추가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측 이사는 전체 14명 중 8명을 차지하게 되면서 태평양시멘트의 경영권이 사실상 박탈됐다.
채권단의 공개매각 공고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쌍용양회 인수전은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탈락한 후보들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유진기업과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쌍용양회가 시멘트시장에서 꾸준히 22%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업체란 점이 매력적이란 평가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개매각까지 오는 일련의 과정들을 볼 때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태평양시멘트와의 분쟁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선뜻 인수에 나설 후보를 찾기가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태평양시멘트의 보유지분은 32.36%로 특별결의가 필요한 주요 결정 사항에서 반대표를 던진다면 최대주주의 원활한 경영활동이 어렵다는 것이다.
정관의 변경,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양도, 자본감소 등 중요한 경영 활동은 특별결의가 필요하며 지분 3분의 1가량을 가진 태평양시멘트는 반대권 행사로 경영활동에 제동을 걸수도 있다.
태평양시멘트와의 법정다툼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태평양시멘트가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제기한 우선매수권자 지위확인요청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jbk8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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