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대수술] 거래소 개편 10년..돌고돌아 도로 지주사·IPO
① 2005년 1월 코스닥통합후 10년 논의..독점 공기업 체제에서 후퇴의 길
- 강현창 기자,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강현창 신건웅 기자 = 한국거래소 개편안 논의 10년. 돌고돌아 결국 지주사 전환과 기업공개로 방향이 확정됐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2일 발표했다. 이 안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초 적용된다.
개편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은 물론 코스닥시장, 파생상품시장은 물적분할돼 거래소 자회사가 돼 서로 경쟁하게 된다. 이와 함게 거래소 경쟁성을 보완하기 위해 사설거래소인 ATS(대체거래소) 도 키우기로 했다.
2005년1월 정부는 거래소와 독립돼 있던 코스닥시장과 선물거래소를 지금의 거래소로 통합했다. 그때도 명분은 거래소 경쟁력 강화였다. 선진국 거래소가 상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리는 추세에 대응해 거래소 가치를 키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덫이 됐다. 2007년 거래소 기업공개가 추진됐으나 노무현정부 말기 힘을 받지 못하고 유야무야됐다. 2008년 이명박정부로의 교체와 더불어 거래소 이사장을 권력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교체하면서 더 큰 질곡이 시작됐다. 전임 이사장이 저항하자 감사원을 통해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 거래소를 독점적 이익을 향유하는 조직으로 낙인찍고 2009년 공공기관에 공식 지정했다.
이후 거래소는 글로벌 추세와 동떨어진채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한때 세계1위를 자랑하던 코스피200선물, 옵션시장은 거래승수가 높여지는 등 규제가 강화되며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코스피200선물·옵션 일평균 거래량은 2014년 상반기만 해도 2010년에 비해 각각 42%, 83%나 급감했다.
ELW는 시장 자체가 거의 없어져 버렸다. 스캘퍼들에게 스캘퍼(초단타 매매자)들에게 거래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무려 12명의 증권사 사장이 무더기로 기소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들 사장은 법원에서 모두 무죄가 됐지만 유동성공급자 규제 등 규제가 강화되며 시장은 소멸수준에 이르렀다.
이외 코스피 시장이나 코스닥시장도 상장기업수도 정체됐다. 성장한 것이라면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정도다. 지난 2012년 이후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총 349건, 나스닥은 411건의 IPO를 진행했다. 가까운 홍콩에서도 272개, 일본도 137개의 신규상장기업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 기간 국내증시에서는 114개의 기업이 새로 IPO를 하는데 그쳤다. 금융위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외감대상기업 중 600여개가 코스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9000여개가 코스닥 상장요건을 충족하지만 연 신규상장은 40건 내외에 불과하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통합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코스닥은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독자적인 성장모델을 갖지 못하고 코스피의 2부시장에 안주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다시 벤처업계를 중심으로 거래소 재편요구가 거세게 일었다. 이들은 코스피와 한지붕 밑에 있다보니 코스닥이 벤처업계나 중소기업에 소홀했다며 코스닥시장을 거래소에서 아예 파낼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의 입장이 발표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거래소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거래소 개편 여론과 맞물려 정부는 올해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해제해 개편의 무드를 조성했다. 개편논의에서는 거래소간 경쟁성 강화가 화두가 됐다.
여러 안이 검토됐지만 결국 코스닥시장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완전 분리 독립했을때 생존할 수 있느냐는 현실성이 개편의 큰 걸림돌이었다. 이에 절충안으로 금융위원회는 거래소를 지주회사로 가면서 코스피, 코스닥, 파생상품 시장을 자회사로 둬서 경쟁성을 살리는 것으로 윤곽을 잡았다. 지주회사가 되면 기업공개와 사업확장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부족한 경쟁성은 증권사가 만드는 사설거래소인 대체거래소(ATS)를 키우는 것으로 보완했다. 대체거래소란 증권사들이 만드는 일종의 사설거래소다. 정규장이 제공할 수 없는 효율적인 거래를 싼값에 제공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급성장중이다. 뉴욕증시의 경우 뉴욕증권거래소를 통하는 것보다 ATS인 차이-X(Chi-X)를 통하는 것이 주문체결속도가 정규장에서보다 20배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금융위는 거래규모 제한부터 완화하는 것으로 ATS 시장성을 살리기로 했다. 아울러 상장주권과 주식예탁증서(DR)에 한정된 매매대상상품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채권과 파생결합증권, 상장 펀드 수익증권 등이 검토대상이다. 그러나 첫단추 일뿐 그것만으로 거래소의 라이벌이 되기는 역부족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ATS는 증권사만 설립이 가능하다. 더욱이 1사가 소유할 수 있는 지분 한도도 15%로 제한돼 있다. 7개사가 연합해 ATS를 만들기로 한 것도 이때문이다. 최소 자본금은 200억원으로 돼 있다.
NH투자증권,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7개사가 각각 29억원씩을 출자해 ATS 설립 초기 자본금 200억원을 조성하기로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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