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는 '진골', 지점은 '육두품'이냐..똑같이 입사했는데 처우가 왜"
"같이 입사한 동기라도 근무지따라 임금 40% 넘게 차이"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증권사 본사와 지점 직원들 사이에 계층이 생기고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본사는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반면 지점은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똑같은 연차와 직급이라도 근무지와 부서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 각 증권사별로 차이가 존재하지만, 본사는 기본급이 높고 경영성과급이 존재한다. 반면 지점은 기본급이 다소 낮은 대신 영업성과급이 존재해 균형을 맞추는 구조이다.
그러나 주식시장 침체로 리테일 거래가 줄어들면서 지점 직원들이 영업성과급을 받기 어려워졌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는 손익분기점(BEP)을 못 맞춘 지점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했다. 이에 같은 직급과 연차라도 근무지에 따라 임금이 최대 40% 넘게 벌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B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지점서 근무하면 불이익이 존재한다"며 "영업 스트레스는 물론 임금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똑같이 시험 보고 입사했는데 근무지에 따라 처우가 왜 다르냐"며 "본사는 진골이고, 지점은 육두품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최근 진행된 구조조정 대상도 본사보다 지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직접 지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면서 리테일 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C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지점서 발생하는 손실이 하루에 1억원이 넘는다"면서 "본사서 벌어서 지점을 먹여 살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영업이 취약한 지점일수록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번화가에 위치한 지점은 손님이라도 많아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구도심이나 외각 지점은 오가는 발길이 끊겨 성과가 적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점에서 본사로 이동할 수 있는 순환근무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본사에서 지점으로, 지점에서 본사로 이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지금은 본사에서 나가려는 인력이 줄면서 근무지 이동이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D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순환근무가 줄어들고 있어 이동이 쉽지 않다"며 "능력이 돼 본사로 가고 싶어도 사실상 자리도 없고,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앞으로도 한동안 증권사 근무처에 따른 계층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수년 넘게 유지된 현재의 성과급 체계를 시황에 따라 바꾸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E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90년대 후반에 도입된 성과급제에 모순이 존재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성과급체계를 바꿔가는 것은 무리이며, 장기적 차원에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테일의 경우 시황산업이기 때문에 영향이 큰 것을 알고 있다"며 "적자 점포는 통폐합 하는 등 경쟁력 강화와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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