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1년]잇단 사고로 쓴맛..울림없는 금융청사진
정보유출,사기대출,동양사태 등 잇단 사고로 성장설계도 못그려
금융, 5대 유망서비스산업에 포함..경제혁신 3개년 계획 관심
- 배성민 기자, 이훈철 기자, 이현아 기자
(서울=뉴스1) 배성민 이훈철 이현아 기자 = 박근혜 정부 출범 1년간 금융은 가장 불행(?)한 분야중의 하나였다. 대선 공약이었던 창조경제를 내조하라는 사명으로 창조금융이 키워드로 제시됐지만 곳곳에서 사고가 불거지며 새로운 설계도를 그리기는 고사하고 뒷수습하느라 시간을 다보냈다.
국민행복기금 출범, 정책금융 개편,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 등 금융의 공공성을 살리는 정책은 그런대로 일정을 밟아나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금융을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산업으로 보고 육성하려는 의지가 강력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나마 금융위원회가 비전을 발표했지만 동양사태·카드사 정보유출 사태 등이 연이어 터지며 파묻히고 말았다.
금융인들은 이 금융·보험이 육성해야할 5대 유망서비스 산업에 포함된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전략은 경제혁신 5개년 계획에 담긴다.
◇연이은 사고..설계도는 고사하고 뒷수습에 바빠
지난 1년은 금융은 마가 낀 시기였다. 작년 3월 농협은행, 신한은행 전산마비 사태를 시작으로 이어 STX그룹이 무너지며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하반기에는 동양그룹 사태가 터져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동양그룹에서 문제가 된 기업어음(CP)나 회사채 등과 같은 시장성 채무의 유통에도 여러 제약을 가하기 시작했고 위태롭다고 평가되는 대기업에 선제적 구조조정을 강제했다. 몇몇 대기업 집단은 채권단과의 줄다리기 끝에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해 이행해 나가고 있다.
이후 잠시 수그러드는 듯해 보이던 금융시장은 대형 사고가 빈발하며 또 정신없는 시절이 됐다.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은행원의 국민주택채권 위조 사건에 이어 올초에는 신용카드 3사에서 사상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져 나왔다. 정보유출에 놀란 고객들이 해당 카드사와 은행에 재발급 및 해지를 요구하며 북새통을 이뤘고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도 진행됐다. 숨좀 돌릴만 하니 이제 특수목적법인(SPC)을 이용해 매출채권을 수년간 위조하며 3000억원규모의 사기대출을 받아간 사건이 터졌다. 몇몇 범죄자의 일탈에서 비롯된 일이기도 했지만 금융 시스템 전반의 자정과 회복력을 시험대에 오르게 했다.
사고 수습 과정의 속도는 더디지 않았지만 정밀도에서는 만족스럽지 못 했다. 수습책에서 비롯된 부작용 등이 거론되며 내놓은 정책들을 거둬들이는 일도 발생했다. 대부분의 사고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불법적인 개인정보유출로 인해 금융사들의 전화영업(TM)은 사실상 고사되다시피 했고 정보유출의 진원지였던 3개 카드사는 영업정지로 생존을 위협받을 수 있는 입장에 놓인 상태다.
◇한발 늦은 금융서비스 육성 대책..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촉각
금융위는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신설,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우리금융 민영화,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통합 등 4대 정책과제를 추진시키고 있다. 모두 개편이 공통 키워드다. 이중 소비자보호라는 대의에 대한 이견은 많지 않고 과거 몇차례 좌절됐던 우리금융의 민영화도 우리은행을 제외하고는 상당부분 속도가 나가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걸림돌이 있어 금융당국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정책금융기관 개편은 대선 공약이었던 '부산에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백지화했다는 이유로 부산지역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있고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을 매각하는 작업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상태인데도 국회에서 세제 관련 혜택을 주는 안(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지지부진해지면서 혼란에 빠져 있다.
혼란이 지속되면서 금융산업의 플레이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저금리 지속 등이 이어지며 4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반토막났다. 10여곳의 회사들이 매각을 앞둔 매물이라는 증권사들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거래 위축에 고전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잇딴 사고속에서 규제완화 등으로 거래를 활성화할 명분과 계기를 미처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산업으로서 부가가치를 살리는 노력은 한발 늦게 이뤄지게 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10-10 밸류업'으로 상징되는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놨다. 박근혜 대통령도 금융인들과의 이례적인 만남 자리에서 유망산업으로 금융업을 꼽는 등 도약을 위한 준비는 어느 정도 돼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금융산업 새 지향점으로 '창조적 금융'을 내세우며 "금융의 창의성을 구현하는 첫 단추는 금융에 대한 규제 완화"라고 강조하며 규제완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우리 금융도 이제 눈을 돌려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문화 한류 외에 금융한류도 의미있는 일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새먹거리 산업으로서의 금융의 위상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천명한 규제완화를 기본 정신으로 한다. 여기엔 금융·보험, 보건·의료, 교육, 관광, 소프트웨어(SW) 등 5대 서비스업을 유망산업으로 정하고 육성 방안이 담긴다.
금융연구원 김병덕 박사는 “금융산업 자체가 서비스업이고, 서비스업의 질적 고도화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사회가 고령화되가고 금융산업의 부가가치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는 고민해야할 숙제”라고 설명했다.
baes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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