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해수위, 농협국감은 안랩국감?…전산사태 책임이견
[국감]김재원 의원 "안랩이 손해배상서 소극적..무책임"
황주홍 의원 "농협이 甲 행세..MS와 달리 국내사 역차별"
안랩, 2011년 농협 전산망마비 사태 당시 보안책임 맡아
- 배성민 기자, 이현아 기자
(서울=뉴스1) 배성민 이현아 기자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에 대한 18일 국정감사에서는 중앙회 현안 질의를 빌린 형식이지만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안랩에 대한 설전이 이어졌다. 농협중앙회의 전산망 보안을 맡는 안랩 문제를 두고 친박 실세로 불리는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과 민주당이지만 상대적으로 안철수 신당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밝혀온 황주홍 의원의 의견이 뚜렷이 갈린 것이다.
안랩은 농협에 보안장비 납품과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데 지난 2011년4월에 벌어진 농협 전산망 마비사태에서 책임소재에 대한 줄다리기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재원 의원은 질의서를 통해 “‘NH 농협 전산망 마비 사건’에 대해 안랩이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건 발생 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회사의 알려진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손해배상은커녕 그 책임에 대한 언급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농협과 안랩 사이의 계약 내용 공개를 통해 “무상유지보수 기간은 2년이고, 납품 완료 후 안랩의 귀책사유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하여 안랩의 책임과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농협에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안랩은 손해발생액 전액을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안랩이 고객사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해놓고서 손해배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달리 농협과 안랩의 관계를 갑과 을의 관계로 보아 농협이 지나치게 안랩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묻고 있는 것 아니냐는 황주홍 의원의 지적도 있었다. 황주홍 의원은 기본적으로 백신 프로그램을 사용했더라도 해커가 내부 PC침입에 성공했고, 수개월 동안 내부망을 돌아다니면서 수차례 사전 테스트를 하는 동안 농협 내부에서 이를 몰랐다는 것도 원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특히 “농협은행과 농·축협에서 사용하는 업무용PC, 단말기(영업점직원 사용), CD/ATM 총 대수는 11만 9000대인데 비해 올해 안랩의 백신프로그램인 V3를 사용하는 수량이 2만 2000대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분은 대당 단가 6050원씩 총 1억 3000만원에 계약을 치른 것인데 나머지 82%인 9만7000대는 V3 백신을 공짜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그는 “농협이 V3 백신을 사용하는 PC의 수량을 대폭 낮추어 계약한 것은 슈퍼 갑질에 해당한다”며 “농협이 사용대수를 속였다면 저작권 침해이라는 비난을 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협이 안랩 외에 다른 글로벌 IT, 전산업체와 맺은 계약이나 관계에 대해서도 양 의원의 견해는 갈렸다. 김재원 의원은 “농협 전산망에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는 IBM서버가 해킹되어 275대의 서버가 손상되었을 때, IBM이 농협이 입은 직, 간접 손해 197억원에 대해 115억원을 보상한 사례가 있다”며 안랩과 IBM의 사후 대응이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황주홍 의원은 “마이크로소트프社(MS)와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일명 OS) 계약 시에는 매년 증가된 PC수량을 반영하여 계약을 갱신해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농협이 MS와는 달리 차별화된 안랩과의 계약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내 업체에 대한 차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서는 안랩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안랩을 통해 안철수 의원의 책임의식이나 자질 문제에 대한 양 의원의 견해가 갈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농협은 안랩과 '3.20 사이버테러' 당시 전산망 마비사태와 관련 손해배상을 협상 중이다.
농협이 지난 3월20일 발생한 전산망 마비 사태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금액은 50억원에 이른다. 농협 측은 "구체적인 손해배상 금액은 요구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협상이 안될 경우에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안랩이 제공한 APC서버(자산 및 중앙관리 서버)는 V3를 포함한 안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이 갱신돼 악성프로그램 침투에 대응한다. 하지만 지난 '3.20 사이버테러' 당시에는 프로그램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전산망 마비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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