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 5년, 당신이 투자했어야했던 종목은?

화장품 ODM업체 코스맥스, 한국콜마 수익률 최상위권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 현대·기아차가 리드

(서울=뉴스1) 고유선 기자 =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의 평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모기지발 금융위기로 파산한 2008년 9월15일(미국 휴장일이었기 때문에 자료 기준일은 9월12일. 수치는 종가 기준)에서 지난 11일까지 우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운수장비(119.37%), 전기전자(99.73%)다. 바로 최근 몇년간 글로벌 시장 선도력을 높여왔던 현대·기아차와 삼성전자가 소속된 곳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5.59% 상승했다.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오른 업종. 기준일은 2008년 9월12일이며 비교일은 2013년 9월11일이다. 수치는 모두 해당 일의 종가를 기준으로 했다. (단위 p, %) (자료=한국거래소) © News1

수치상으로는 의료정밀 업종이 150.5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종목 수가 디아이, 미래산업 등 다섯 개에 불과한데다가 각각 싸이(PSY)와 안철수 의원 테마주로 분류됐기 때문에 리먼 사태 이후 성과를 따지기에는 의미있는 업종이라 보기 어렵다. 김 팀장 역시 "의료정밀 업종은 종목 수가 별로 없는 등 업종으로서의 의미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삼성전자 포함된 운수장비, 전자업종 수익률 톱

김 팀장은 "글로벌 위기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부각됐고, 그 성과가 그대로 주가에 반영됐다"며 "현대차는 미국과 유럽 점유율을 높인 것이,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기회를 잡은 것이 득이 됐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의 경우에는 2008년 이후 소형차 엘란트라(한국명 아반테), YF소나타 등 고연비 차량을 앞세워 미국시장서 점유율을 10% 수준까지 높였다. 현대차는 2008년 중국에 두 번째 공장을 열었고 이후 지난해까지 체코, 러시아, 브라질에 공장을 세웠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생산 시설 확대와 판매량 증가가 손익으로 연결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현대차의 주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운수장비 업종중 조선업종이 공급과잉 속에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지만 현대·기아차를 선두로 한 자동차 관련주의 성장세에 그 부정적 효과가 압도됐다. 실제조사 기간 동안 KRX조선지수는 -9.65%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KRX자동차의 성장률은 232.33%였다. 그 중에서도 대형주인 현대차는 250.78% 오르며 업종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전기전자 업종의 삼성전자는 금융위기 이후 '갤럭시'브랜드로 표시되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기기의 주도권을 잡으며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업체로 등극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작은 한걸음 늦었지만 후발 주자 중 가장 빨리 변화를 시도해 특유의 마케팅, 하드웨어 우위의 생산 능력으로 업계 수위를 차지했다"며 "그것이 금융위기 이후 다른 IT업체들보다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는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5년간 158.20%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화학 업종은 중국 수혜종목이란게 연구원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이충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중국 소비가 성장하면서 우리나라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이에 따라 주가도 함께 상승했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오른 종목. 기준일은 2008년 9월12일이며 비교일은 2013년 9월11일이다. 수치는 모두 해당 일의 종가를 기준으로 했다. (단위 원, %) (자료=한국거래소) © News1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오른 종목. 기준일은 2008년 9월12일이며 비교일은 2013년 9월11일이다. 수치는 모두 해당 일의 종가를 기준으로 했다. (단위 원, %) (자료=한국거래소) © News1

◇ 리먼사태후 코스피서 화장품 ODM 업체 수익률 톱

실제 유가증권시장에서 종목별로 주가 상승률이 의미있게 가장 높았던 종목에는 화장품 업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폴리우레탄 수지 제조업체 동성화학 등 화학업체가 많이 포함돼 있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업체에 화장품을 연구개발해 제품을 공급하는 ODM업체다.아모레퍼시픽, 에이블씨엔씨 등 국내 130여개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중국 광저우에 법인을 세우는 등 중국 시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해에는 중국 수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1만원대 후반에서 5만원대까지 상승했다. 5년 주가 상승률은 1780%로 발군이다.

이와 함께 한국콜마도 코스맥스 와 같은 ODM업체다. 주가상승률은 673%로 동성화학 다음으로 높다. 코스맥스와 함께 화장품 브랜드 숍 확대, 화장품 중국 수출 증가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이외 현대기아차 협력업체인 한일이화와 차업종 수혜주인 넥센타이어, 화신, 세원정공도 리먼사태 후 5년간 주가상승률 상위업체에 랭크됐다.

반면 리먼사태 이후 5년간 죽을 쑨 업종은 부동산 시장 침체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건설업이다. 코스피 건설업종지수는 40%내렸다. 이외 금융, 해운, 조선업도 부진했다. 김 팀장은 "건설 업종의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은 글로벌 경기뿐 아니라 국내주택 경기의 부진 영향 탓도 크다"고 분석했다. 해운, 조선은 금융위기전 공급과잉의 후유증으로 침체의 터널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수치상 5년간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334만% 이상 상승한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이지만 자진 상장폐지로 정리매매에 들어간 종목이어서 의미가 떨어진다. 주가상승률이 기형적으로 높은 것은 정리매매 당시 기준가가 2원이었던 탓인데 13일 기준 상장주식수는 단 10만주, 시총은 32억원에 불과하다.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은 삼양옵틱스가 렌즈 부문을 분할 매각하고, 이름을 바꾼 회사로 CCTV렌즈 및 특수렌즈 등을 생산·판매하는 업체다. 에스와이코퍼레이션은 매각 이후 유상감자 대금을 지급하고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k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