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중 최고치 경신…하루새 14.9원↑

"美달러화 강세, 장기적으로 韓경제에 호재"

원달러 환율은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14.9원 오른 1145.7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12.2원 오른 1143.0원에 장을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초반 조정을 보이며 1141.0원까지 떨어졌다가 상승폭을 키우며 장중 1146.6원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후 장 막판 소폭 조정을 보이며 1145원선에서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 종가는 지난해 7월26일 1146.9원을 기록한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장 초반에는 고점을 인식한 국내 수출업체들의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락세를 보였으나 장 후반에는 다른 아시아 통화들이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며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장 후반으로 갈수록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도 커졌으며 채권시장에서도 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금리가 많이 올랐다"며 "전반적인 아시아 자산 약세로 역외 쪽에서 달러 매수가 들어오면서 급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급등세를 보인 것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내년 중반께 자산 매입 종료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산매입 축소 의지를 밝혔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한 푼 자금을 다시 거둬들일 경우 미국 달러화 가치가 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날 오전 발표된 중국제조업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세를 보이며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으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따라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날 급등에 따른 조정이 있다가 다른 이슈에 또다시 급등하는 등 당분간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승지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경상수지 등 재정여건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고 위기 대응 능력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돼 상승압력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는 국내 기업들이 경영전략을 세우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통화가치 약세로 수출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글로벌 달러화 강세 역시 미국 경제여건이 긍정적이라는 의미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yun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