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알고보니 '지뢰밭'…10곳 중 1곳이 적자
코스피200 종목은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의 기준이 된다. 개인 투자자들도 우량 기업이란 믿음으로 해당 종목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10조원 규모의 인덱스펀드는 의무적으로 해당 종목을 편입한다. 코스피200 종목의 거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을 시가총액 및 거래량, 업종 대표성 등을 감안해 선정하고 있다. 재무건전성 등 계속 기업을 위한 기준은 반영하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적자가 지속되는 일부 기업이 코스피200에 편입돼 급작스럽게 상장폐지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코스피200 지수에 건전성 기준을 추가하는 등 제도 보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 코스피200 종목 10곳 중 1곳은 적자…한국전력 당기손실 3조원 등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200 편입종목 중 12월결산 법인 190사 중 21곳(11%)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전력으로 지난해 81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무려 3조5141억원에 달했다. 매출은 43조5323억원으로 전년보다 10.2% 증가했지만, 전기가격을 제때 올리지 못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STX조선해양도 69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현대상선은 5096억원 영업손실로 뒤를 이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TX는 모두 41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도 영업손실 2273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 STX팬오션과 한진해운홀딩스, 웅진에너지 등이 1000억~2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쌍용차와 동국제강, 대한전선, 남해화학 등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물론 1~2년 영업 손실을 기록한다고 바로 상장폐지로 이어지거나 회사에 당장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전력은 공기업인데다 정부의 전기요금 정책에 따라 실적의 진폭이 크다. 건설 해운 조선업종 등도 경기에 따라 실적이 급변한다.
문제는 지속적인 적자를 이어가면서도 시가총액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코스피200에 편입된 종목들이다.
◇ 10년연속 적자 기업도..알앤엘바이오 재연 가능성
최근 상장폐지절차가 마무리된 알앤엘바이오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알앤엘바이오는 이달초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고 다음달 2일까지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가 진행되고 있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해 54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20여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알앤엘바이오는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상승해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200에 편입돼 있는 파미셀도 1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파미셀은 지난해 영업손실 140억원, 당기순손실 1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111억원에 불과해 손실규모가 매출액보다 많다. 지난 2011년에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153억원, 181억원을 기록했다. 파미셀은 지난 2000년 5억1300만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12년 연속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파미셀은 대주주인 김현수 대표의 지분이 12.89%에 불과하다. 소액 주주들의 지분율이 높아 주식에 문제가 생길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
파미셀은 지난해 6월 코스피200에 편입됐다. 당시 파미셀의 시가총액은 2097억원으로 시총순위 293위였으나 업종 대표성등을 감안해 코스피200에 편입됐다. 파미셀은 당시 줄기세포치료제 하티셀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상승한 바 있다.
◇코스피200 안정성 중요..기준 정비해야
알엔앨바이오은 지난 3월 21일 감사의견 비적정설 조회공시로 거래정지 조치가 취해진 뒤 코스피200 종목에서 제외됐다. 한국거래소는 거래정지 상태였던 지난 3일 알앤엘바이오 대신 동원F&B를 코스피200으로 편입시켰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규모는 약 10조원에 달한다. 간접적으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펀드를 더할 경우 약 30조원에 달한다. 이들펀드들은 코스피200 종목을 시가총액 비율대로 의무적으로 편입하게 돼 있다. 거래정지 상태에서 코스피200 종목에서 제외되면서 이들 펀드들은 대 혼란을 겪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상폐가 결정된 알앤엘바이오의 경우 거래가 중지된 상태에서 코스피200 탈락이 결정되면서 코스피200연동 옵션상품과 실제 지수사이의 괴리율을 해결하기가 매우 힘들었다"고 전했다.
일반 투자자들의 혼란도 컸다. 우량 종목이라 믿었던 알앤엘바이오가 상장폐지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피해가 컸다. 일부 투자자가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행패를 불이는 사건도 발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서 투자자들의 거래가 활발한 종목이지만 실적이 뒤따라주지 않는다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며 "실적과 시총이 같이 크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진짜 우량주에 투자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증권업계에선 코스피200 지수 선정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S&P나 다우지수산업지수 등 미국의 주요 지수들은 시가총액외에 기업의 건전성도 감안해 지수 편입 종목들을 선별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200 선정과정에서 재무건전성을 반영하거나 재무기준을 미달할 경우 해당 종목을 제외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성 확보를 위해 주가지수에 대한 정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kh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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