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합병가액, 주가 대신 '공정가액'…자산·수익가치 반영

금융위, 자본시장법 하위법규 개정예고…12월9일 시행
이사회·외부평가 공시 강화…합병 반대 주주 매수가격도 개편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강원 지역 밀착형 복합지원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9.4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상장사 합병가액을 주가뿐 아니라 자산과 미래 수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정가액'으로 산정하도록 제도가 바뀐다. 합병 과정의 이사회 검토와 외부평가 공시를 강화하고,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매수가격 산정 방식도 개편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다음 달 6일까지 입법·규정변경 예고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8일 개정·공포된 자본시장법의 12월 9일 시행에 맞춰 세부 기준과 절차를 정비하는 조치다.

개정안은 합병가액과 주식매수청구권 매수가격에 적용하던 시행령상 세부 산식을 삭제한다.

기존 합병가액은 계약체결일이나 이사회 결의일 중 앞선 날의 전일을 기준으로 최근 1개월, 1주일,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하는 방식으로 산정했다. 앞으로는 시가와 자산가치, 수익가치 등을 거래 특성에 맞게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자산가치는 순자산을 발행주식 총수로 나눈 값이다. 미래 수익가치는 현금흐름할인모형(DCF)이나 배당할인모형(DDM) 등을 활용해 합리적으로 산정한다.

적용 대상은 상장사의 합병과 분할·분할합병, 중요한 영업·자산의 양수도, 포괄적 주식교환·이전 등이다.

이사회는 합병 등의 목적과 기대효과, 가액의 적정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공시해야 한다. 특별위원회 설치 등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취한 조치가 있다면 그 내용도 담아야 한다.

외부평가 항목도 기존 가액과 거래조건의 적정성에 △사용한 평가방법의 적절성 △가액 산정의 기초가 된 주요 가정의 합리성 △평가 과정의 어려움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이사회 의견서와 외부평가 내용은 증권신고서 본문과 첨부서류, 주요사항보고서 첨부서류를 통해 공시한다. 주주가 거래 가격뿐 아니라 이를 결정한 판단 근거와 절차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계열사 간 합병 등에서는 해당 회사의 특수관계인과 상대 회사 간 이해관계를 추가로 공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출자와 채무보증, 임원 겸직 여부, 지분 변동 내역 등을 증권신고서 본문에 기재하도록 했다. 특수관계인에는 가족·친인척, 지배회사, 계열회사, 임원, 사실상 지배자 등이 포함된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주주와 투자자가 거래 당사자 간 이해관계를 파악하고, 특정 주주에게 유리한 거래조건이 설정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합병 등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보유 주식을 사달라고 요구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의 가격 결정 절차도 정비한다.

회사와 주주 간 매수가격 협의가 무산되면 기존에는 법령에 정해진 주가 산식을 적용한 가격을 제시했다. 앞으로는 시가·자산가치·수익가치 등을 고려한 금액을 제시해야 한다.

이때 매수가격의 적정성에 대해 외부평가기관의 평가를 받고, 그 내용도 증권신고서 본문과 첨부서류를 통해 공시하도록 했다. 반대 주주가 보유 주식의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받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다.

개정안은 의견 수렴과 규제심사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일인 12월 9일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