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임대대출 만기 연장 '깐깐'해진다…정부, 'RTI 규제 강화' 검토
李대통령 '다주택자 대출연장' 비판에…금융위, 19일 2차 금융권 점검회의
연장 심사 때 RTI 적용 강화 거론…14조 원 임대사업자 대출 관리 강화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 관행을 '금융 혜택'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임대사업자 대출 만기 연장 절차를 점검한다. 연장 심사 때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규제를 엄격히 적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면서, 약 14조 원 규모에 이르는 임대사업자 대출에 대한 관리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금융위는 연장 심사 강화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라며, 오히려 무리한 차입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19일 은행권과 상호금융권 등 금융권 관계자들을 소집해 임대사업자의 대출 상환 방식과 만기 연장 절차를 점검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금융권 점검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연휴 직후 다시 회의를 여는 것이다.
이번 회의 개최는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 관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 X(옛 트위터)에서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연장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하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대통령의 발언이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임대사업자 대출'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담대는 보통 30~40년 장기 분할 상환 구조로, 만기 시 원리금 상환이 종료돼 연장 이슈가 크지 않다. 반면 임대사업자 대출은 3~5년 만기로 실행한 뒤 1년 단위로 연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부동산 임대업 대출 잔액은 157조원이다. 그중 상가·오피스 등을 제외한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은 약 13조 9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금융위가 만기 연장 절차 점검에 나선 것은 그동안 임대사업자 대출이 연장이 비교적 느슨하게 관리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만기 시 재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RTI 규제를 엄격히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지표로, 임대 수입으로 이자 상환이 충분히 가능한지 판단하는 장치다. 과도한 차입을 통한 부동산 투자 확대를 억제하고,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했다.
이를테면 규제 지역에서 연간 이자 비용이 1000만 원이면 RTI 1.5배 기준에 따라 최소 1500만 원 이상의 임대소득이 있어야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 비규제 지역의 경우 RTI 1.25배가 적용된다.
현재 은행들은 임대사업자에게 최초 대출을 실행할 때 담보가치와 임대소득, RTI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심사 강화가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RTI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임대인이 임대료를 올릴 경우,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RTI는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임대 수입이 있는지를 보는 장치"라며 "임대인이 대출을 더 받기 위해 임대료를 무리하게 올린다면 시장에서 수요가 따라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대료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RTI 규제가 임대료 인상을 직접 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무리한 차입을 통한 임대 사업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등록임대사업자의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연간 임대료 인상률이 5% 이내로 제한돼 임대료 급등이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RTI와 별개로) 임대차보호법 자체로서의 임대료 규제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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