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급증에 진화 나선 금융당국…은행권 현장점검 예고(종합)

은행권 부행장들 소집…월별 목표치 사전 관리 당부
5대 은행 가계대출 8영업일 만에 3조 가까이 늘어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5.6.1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다음 달 규제 강화를 앞두고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가 몰리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목표치에 빠르게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선 은행들에 대한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금융감독원은 박충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18개 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부원장보는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현황을 짚으며 은행들이 연초에 계획했던 월별·분기별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박 부원장보는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문턱을 낮출 경우 은행들이 대출 물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은행들이 관리에 나서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 부원장보는 일부 은행들의 경우 가계대출 목표치를 넘긴 경우도 있었다며 실적 관리를 재차 강조했다. 금감원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목표치에 빠르게 다가가고 있거나 이를 넘긴 은행에 대해 이달 중 현장·서면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박 부원장보는 지난해 은행들이 가계대출 수요를 잡기 위해 대출금리를 끌어올려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발생한 사례를 언급하며 사전에 관리에 나서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 대해 "일부 은행들은 목표를 넘겨 하반기 들어가기 전 미리 관리를 부탁하기 위한 것"이라며 "은행별로 자율적으로 하는 것들을 확인하는 것이지 방안을 제시해 주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다음 달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도입이 예고되며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 전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추가 가산금리 적용으로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나고 총대출 한도는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실제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2월 4조 2000억 원에서 3월 7000억 원으로 줄었지만 4월 5조 3000억 원, 5월 6조 원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6월 가계대출 증가액도 2조 7104억 원으로 8영업일 만에 3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주담대는 2조 1666억 원 늘었다.

지난 2월 한시적으로 서울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됐던 여파도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당시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늘어난 주택 거래가 시간을 두고 대출 시행으로 이어지면서 가계대출 그래프를 우상향으로 밀어 올릴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주택 시장의 호조 등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더 늘어날 요인도 남아 있다. 이외에도 새 정부에서 공격적으로 주식시장 부양을 예고한 만큼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일명 '빚투' 현상으로 인해 신용대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정부가 전세보증 비율 축소, 은행권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치 확대 등 추가적인 규제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혀 들어본 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