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1일 거래량 0건 수두룩한 코넥스 "누가 누굴 키워?"

하루 거래량 0주 기업 20% 달해 …10주 미만 기업도 37.8%
"거래 없어 자금 돌지 않는 시장, 특단의 대책 필요"

10년전인 2013년7월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넥스시장 개장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개장을 축하하고 있다. 코넥스시장은 중소, 벤처기업 주식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중소기업 주식시장이다. 2013.7.1/뉴스1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31만436주, 19억4550만6849원.

오는 7월1일이면 개장 10년을 맞는 코넥스(KONEX) 시장의 지난 23일 하루 거래규모다.

같은 날 코스피 시장의 하루 거래규모는 5억2830만7000주, 8조5485억1700만원이었다. 코스닥은 12억8718만1000주, 8조4285억7900만원으로 코스피 거래규모를 뛰어넘었다.

총 2500여개 상장사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시장과 불과 127곳만 상장돼 있는 코넥스 시장의 거래규모를 직접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개장 10주년을 맞은 코넥스 시장의 하루 거래규모가 2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코넥스는 우수한 기술력을 지녔음에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 초반기 중소·벤처기업을 위해 지난 2013년 개설됐다. 출범 당시 중소·벤처 기업에는 획기적인 자금 창구로, 투자자에게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할 기회 확대로 주목받았다. 강소기업을 키우는 요람이 되리란 기대도 컸다.

하지만 코넥스의 '존재이유'이기도 한 '벤처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다.

지난 23일 기준으로 하루에 단 1주도 거래되지 않은 곳(거래량 0)은 관악산업(076340), 대주이엔티(114920) 등 25개 기업에 달한다. 전체 상장사의 19.7%가 아예 거래가 없는 것이다. 거래량이 10주 미만인 곳은 48개사로 127개 상장사 중 37.8%에 달했다.

코스피, 코스닥의 경우 한달 거래량이 2만주 미만이면 '저유동종목'으로 분류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한다. 이 기준을 코넥스에 적용해 거래량이 하루 1000주 미만인 기업을 살펴보니 총 92곳으로, 전체의 72.4%에 달했다.

거래 자체가 극도로 적으니 투자자들은 '투자매력'을 느끼가 쉽지 않다. 코넥스 시장의 기관투자자 참여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끌고 나가는 형국인데, 투자자들은 오히려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23일 증권플러스비상장, 서울거래비상장 등에서는 두나무, 야놀자, 케이뱅크, 컬리 등 IPO를 앞둔 기업들이 활발히 거래됐다.

결국 코넥스 시장 조달 규모는 2021년(5348억원)을 제외하곤 2017년 이래 매년 2000억~3000억원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코넥스 시장은 10살이 된 만큼 문을 연 2013년보다 덩치는 자랐다. 하지만 속은 텅 비었다. 연간 신규상장사는 갈수록 줄어들고 투자자들의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

코넥스에 들어가야 할 이유를 상장사도, 투자자도 찾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 기준이 하향됐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중소기업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 "코넥스 시장은 그 중간 단계에서 성장 모멘텀이 돼줄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시장"이라고 항변한다.

그렇게 필요한 시장이라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혼수상태인 환자에게 호흡기만 간신히 대 준다고 해서 회복이 되지는 않는다.

거래소는 코넥스 10주년을 맞아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 기존 코넥스 상장사에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신규상장과 이전상장에 따른 인센티브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 수준의 '투자 무관심'을 일깨우는데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빈약한 지원만큼이나 '코넥스 활성화 의지'도 빈약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코넥스가 살아야 벤처도 산다.

강은성기자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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