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금감원장에 '첫 검찰출신' 이복현 내정…금융범죄 칼 빼들까

금융 범죄·사고 등 적극 대응 기대…업계선 '칼바람' 우려도
가계부채 관리 등 금융 전문성이나 현안 대응력엔 의구심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내정자./사진제공=금감원ⓒ 뉴스1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융감독원장으로 이복현 전 부장검사가 내정됐다.

금융권에선 금융 범죄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특수통 출신이 금감원장으로 발탁되며 우리은행 횡령 사고 등 최근 잇따라 발생한 금융 범죄·사고에 적극 대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으론 금리 인상으로 가중되고 있는 가계 부채 문제, 불안정한 글로벌 금융환경에서 안정적인 관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7일 금융위 의결을 거쳐 신임 금감원장으로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고승범 위원장은 "이 내정자는 검찰 재직 시절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 업무에 참여해 경제정의를 실현했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준법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금융소비자보호 등 금감원의 당면한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돼 신임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검찰 시절 굵직한 금융 관련 사건을 다수 맡은 특수통 검사로 꼽혀왔다.

이 내정자는 1998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한동안 회계사로 일한 경험도 있다.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파견돼 중수1과장이었던 윤 대통령과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를 진행하는 등 금융·경제 관련 사건 수사에 다수 참여했다.

2016년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 파견됐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법' 추진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다.

금융권에선 검찰 출신인 이 내정자 등용으로 금감원의 관리·감독 기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우리은행 횡령 사건을 어떻게 매듭지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직원의 600억대 횡령 사건에 대해 이달 중순까지 수시검사를 진행하고 후속 조치를 내놓을 방침이다.

10년간 횡령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우리은행 내부 통제 기능에 빈틈이 없었는지를 확인하고 제재 수위, 재발방지 대책을 결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금감원이 횡령 발생 기간 11번의 검사를 진행해 놓고도 문제를 발견하지 못해 '금감원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이를 불식시킬 만한 자구책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옵티머스·라임, DLF 사모펀드 사태 등에서도 금감원의 감독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우려가 있어 신뢰 회복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옵티머스·라임사태는 현 정부 들어 부활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재수사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 금감원의 대응 수위에도 이목이 쏠린다. 금융권에서는 금감원이 검찰의 수사를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더 엄격한 잣대를 드러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감원의 감독을 받게 되는 은행·증권·보험사 등 금융사들은 이런 '사정 분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흐르지 않을까 긴장한 내색이 역력하다.

한편 검찰 출신인 이 내정자가 누적된 가계부채 문제 등 산적한 금융 현안에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나온다.

대출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가계부채 규모는 1900조를 육박했다. 이에 대출 규제와 대손충당금 확보 등으로 건전성 관리에 매진하면서도 실수요자에 대한 길은 터줘야 하는 등 금감원의 각별한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검찰 쏠림' 인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 내정자 외에도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등 주요 수장에 검찰 출신이 잇따라 자리했다. 금융 정책 경험이 전무한 이 내정자가 뚜렷한 행보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검찰 편중 인사라는 비판 여론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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