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지수' VIX가 보여준 투자심리…SVB에 떨고 CPI에 안도[서학망원경]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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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시작으로 일부 지방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 전반에 예금지급불능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금융시스템 불안감이 커졌다. 최근 3거래일간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도 요동쳤다. 그러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VIX는 안정세를 보였다.

다만 SVB 사태로 촉발된 금융불안 상황이 해결된 것도 아니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속도가 둔화된다 하더라도 금융불안을 오히려 방증한다는 점에서 낙관을 기대하기엔 조심스럽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VB 파산이 터진 직후 미국 증시에서 VIX 지수는 큰 변동성을 보였다.

VIX(Volatility index)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상장된 S&P500 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다. VIX가 오르면 S&P500 지수 옵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졌음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져 주가가 하락추세에 접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VIX는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미국 VIX지수는 이달 초 장중 30.81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다. 작년 10월3일 34.88까지 올랐던 VIX는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지난 2월초 17.06까지 하락했었다. 2월초와 비교하면 39.1%나 급등한 수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2월 VIX가 장중 38.94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SVB 사태로 30선을 넘나들었던 공포지수의 변동이 얼마나 컸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최재원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VIX 지수가 그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다가 SVB 사태 이후 급속히 상승하면서 시장 참여자들 로 하여금 이번 파산 사태의 여파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는 배경으로 자리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투자온도를 나타내는 심리지표 '공포와 탐욕지수'(CNN Fear & Greed Index)도 SVB 사태 이후 급격히 악화된 투자심리 상황을 반영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 지표는 CNN 머니(CNN Money)에서 만들고 사용하는 지수인데, CNN VIX Index(CNN 변동성지수)라고도 한다. 투자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7개의 지표를 종합해 시장에 내재된 공포심과 낙관의 상대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0은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은 극단적인 낙관을 의미한다.

이 지표는 주초 54(중립 구간)로 시작했으나 24까지 떨어지며 주간기준 30 하락해 '심각한 공포(Extreme Fear) 구간에 돌입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연준)의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 상원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 지표들은 예상보다 더 강했다. 이는 최종 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히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다만 이같은 변동성 지수는 간밤 미국의 2월 CPI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 수치로 발표되면서 빠르게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2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6.0%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고, 전월(6.4%)보다 낮아진 것이다. 이는 또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1월 5.6%에서 2월 5.5%로 떨어져 2021년 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따라 큰 변동성을 보이며 3거래일 연속 급등했던 VIX는 이날 23.73으로 마감했다. 전날 장중 기록했던 고점대비 22.98% 급락한 수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활 확률도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미국의 기준금리) 선물은 연준이 오는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할 확률을 73.8%로 반영했다. 동결은 26.2%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주 의회 청문회에 참석, "일부 인플레지표의 경우, 오히려 역전됐다"며 "연준은 더 많은 금리인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크게 높였었다.

그러나 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데다 최근 SVB 파산이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후유증에 따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혹은 동결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용구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만약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역전 현상의 추가 심화 및 고착화로 이어지며, 미국 내 중소/지역 상업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추가 타격을 가할 개연성이 높다"면서 "실버게이트 은행 청산, SVB 파산, 시그니처 은행 폐쇄가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연준의 최종 목표금리가 현재 시장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6월 5.75%'보다 낮아지거나, 3월 FOMC 이후 연준 금리인상 경로가 경기와 금융환경을 고려해 신중하고도 완만한 종종 걸음으로 달라지는 경우라면 이는 국내외 자산시장의 명징한 전화위복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SVB 파산이 국내외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후폭풍을 감안해도 관련 충격은 코스피 2300선 어귀에서 제한될 공산이 크다고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2300선 어귀에선 투매보단 보유가, 관망보단 매수가 유리하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