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계약 따내자 아내·동생에게 '주식 사라' 정보 준 코스닥 임원들

내부자 미공개정보이용 불공정 거래 여전히 만연
회사 내부거래 즉시 보고하는 K-ITAS 이용률, 10% 수준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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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국내 코스닥 상장사 임원 A씨 등 17명의 임직원은 회사 해외법인이 수주계약을 따내자 이내 딴마음을 먹었다. 수주계약 정보가 공시되면 회사 주가가 급등할 테니 그 전에 주식을 사뒀다가 공시 이후 내다팔면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A씨는 아내계좌로, B씨는 본인계좌로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C씨 등 10여명도 가족과 지인들에게 관련 정보를 '귀띔'하면서 주식을 미리 사라고 말했다. 이 회사 연구개발(R&D) 소속 연구원 D씨는 동생에게 회사 주식을 사라고 했다.

이후 물량 수주 정보가 공시되자 회사 주가는 단시간에 급등했고 이들은 집중매수했던 주식을 팔아 부당이득을 올렸다.

이같은 사실이 금융감독원 조사를 통해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되자 증선위는 이들 17명을 자본시장법 제 174조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이들은 수사와 재판을 거쳐 1년 이상의 형벌을 받고 부당이득은 모두 환수될 예정이다.

1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의 주요 불공정거래 등에 대한 조치사례를 공개했다. 사례 공개는 반기에 한번 등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엔 증선위가 총 36건(증선위 의결안건 기준)의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개인 57명, 법인 51개사를 조치했다. 그중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건이 6건, 부정거래 5건, 시세조종 4건, 시장질서교란행위 1건, 공시의무 위반 15건, 공매도규제 위반이 5건 있었다.

증선위는 이에 대해 검찰고발·통보(55명, 11개사), 과징금(1명, 29개사), 과태료(11개사), 경고(1명) 등의 조치를 내렸다.

특히 앞서 언급한 코스닥 상장사의 사례처럼 최근 5년간 불공정거래(미공개중요정보 이용, 부정거래, 시세조종) 사건 중 상장사 임·직원 등 내부자 연루 사건이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의 불공정거래 통보 건 중 상장법인 내부자 연루 비중은 지난 2017년 51.1%에서 2018년 69.5% 2019년 74.8%, 2020년 62.6%, 2021년 69.0%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영채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장은 "일반회사는 미공개정보가 상당히 많이 있고 상장사 임원들은 이를 악용해 부당이익을 취하려는 유혹을 많이 받게 된다"면서 "금감원과 거래소 등에서 상장사 대상 교육 등을 통해 미공개이용 불법 행위를 하지 않도록 계도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의 내부통제 미흡 등으로 매년 불공정거래 사례가 나오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시장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상승 혹은 하락 등 방향성이 뚜렷할 때는 시세차익을 노린 미공개이용 불법 행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장사의 내부통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손 단장의 설명이다.

이에 거래소는 회사 임·직원, 계열사 임원, 주요주주 등 내부자가 소속회사 주식을 매매할 경우 해당 내역을 회사에 매매 당일 통보해 주는 '내부자거래 알림 서비스'(K-ITAS)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K-ITAS는 전체 상장법인(2419사)의 10.4%만 가입해 이용하는 실정이다. 나머지 90% 기업은 회사 내부정보 및 자사 주식거래에 '임직원의 선의'에 기댈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에 지난 6월29일엔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의회 및 거래소와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이 모여 K-ITAS를 회사 내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하도록 협의하기도 했다.

손 단장은 "K-ITAS를 이용하는 경우, 임·직원 등의 소속회사 주식 매매정보가 회사에 즉시 통보되므로 임·직원 등이 미공개정보이용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며, 단기매매차익 반환, 지분공시 등 법상 의무를 이행하는 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회사 자체 내부통제의 실효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sth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