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어 민주당도 '코인과세 재검토' 주장…민병덕 "기본법 통과가 먼저"
해외 거래정보 내년 첫 교환…"국내 거래소 이용자만 과세 불이익"
손실 이월공제 최소 5년 요구…취득가액 기준·세수 효과 공개 촉구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싸고 여야 모두에서 재검토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과세를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 부의장을 맡고 있는 민병덕 의원도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통과 이후로 과세 시점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가 법은 느리고 과세만 빠르다는 지적에서 벗어나려면 과세 시점을 디지털자산기본법 통과 이후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원칙에 동의한다"면서도 "원칙대로 과세하려면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기반부터 갖춰야 하지만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스테이킹(예치)과 렌딩(대출), 에어드롭(토큰 무상 배포), 하드포크 등의 법적 성격과 투자자 보호 및 사업자 책임을 먼저 정비한 뒤 과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전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와 정책간담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방향이다.
민 의원은 해외 거래소를 통한 소득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세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만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 간 디지털자산 거래 정보 교환체계(CARF)의 첫 자료 교환은 내년에 이뤄진다"며 "같은 해 1월 과세를 시작하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만 잡히고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국내에서 성실하게 거래한 사람만 세금을 내는 구조"라며 "거래가 해외로 빠져나가면 디지털자산 소득세뿐 아니라 국내 사업자의 법인세와 거래수수료 부가가치세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실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현행 제도는 첫해 가상자산 투자로 1000만 원을 잃은 뒤 이듬해 1000만 원을 벌더라도 둘째 해 이익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제외한 금액에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2년간 누적 손익은 0원이지만 165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민 의원은 "미국과 영국은 디지털자산에도 자본손익 규칙을 적용해 손실 이월을 허용한다"며 "우리나라도 최소 5년의 손실 이월공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취득가액 산정 기준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취득가액 산정 기준이 대통령령에 맡겨진 채 확정되지 않았다"며 "제도가 불명확해 실제보다 많은 세금을 내거나 신고 오류의 책임을 투자자가 떠안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과세에 따른 예상 세수와 행정비용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영국은 CARF 도입으로 2030년까지 최대 3억 1500만 파운드의 세수를 예상하면서 정부 이행비용 6900만 파운드와 사업자 부담을 함께 공개했다는 설명이다.
민 의원은 "정부도 즉시 시행과 준비 후 시행의 세수 효과를 비교하고 행정비용과 투자자의 신고 부담을 공개해야 한다"며 "해외 거래자료를 실제로 확보하는 시점에 맞춰 과세를 시행하되, 국회·정부가 과제별 완료 시한과 검증 기준을 제시해 기한 없는 유예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세를 피하자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걷자는 것"이라며 "준비 기간에도 불공정거래 단속과 투자자 보호는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했지만, 세 차례 연기돼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연간 가상자산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제외한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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