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디지털자산기본법 연내 공청회…초안 나오면 과세도 함께 논의"
기본법 초안 공개 후 업계 의견 수렴…과세 폐지·유예 방향 논의
업계 "취득가액·해외거래 확인 인프라 먼저…과세 필요성엔 공감"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국민의힘이 연내 디지털자산기본법 공청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공청회에서 법안 초안이나 주요 내용이 제시되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과세 문제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디지털자산의 법적 성격과 규율 체계, 과세 인프라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내년 과세 시행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공청회와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과세 폐지·유예를 포함한 제도 개선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기본법을 마련했고 조만간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라며 "올해 공청회에서 초안이 공개되면 다시 한번 의견을 묻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이은 2단계 법안이다. 디지털자산의 법적 성격과 사업자 진입·영업행위 규제 등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은 디지털자산의 개념과 규율 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부터 시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기본법 제정과 과세제도 정비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기본법도 통과하지 않고 용어의 개념도 없는 상황에서 과세부터 하는 것은 투자자와 국민의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는 업계의 의견이 있었다"며 "용어부터 거주자와 비거주자를 구분하는 기준,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는 것이 맞는지까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한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연간 소득에서 250만 원을 기본공제한 뒤 초과분에 20%의 세율을 적용한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과세해서는 안 되고 지금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라며 "법이 시행됐을 때 발생할 문제점과 대응책을 민간·사업자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기상조이고 문제점이 많다면 당연히 유예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과세 폐지안과 유예안 가운데 어떤 법안을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논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마련 중인 가상자산 과세 가이드라인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입장을 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다만 내년 1월까지 현재 제기된 문제들이 모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세부 사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나온 내용을 본 뒤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맞지만, 내년 1월까지 산재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과세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취득가액 산정과 해외 거래 정보 확인 등 과세 인프라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진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부회장은 "업계에서도 장기적으로 과세제도가 필요한 방향이라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취득가액 산정 인프라와 원천징수 체계, 해외 사업자 정보의 신뢰성,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 등이 해소돼야 시장이 공감할 수 있는 과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 거래소·개인지갑을 거쳐 국내 거래소로 들어온 가상자산은 실제 취득가액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스테이킹과 탈중앙화금융(디파이) 등 새로운 거래 방식에서 발생한 소득과 손실을 언제, 어떤 기준으로 과세할지도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과세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위축시키고 투자자 자금의 해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내 사업자만 과세 자료 제출 등 규제 부담을 떠안으면 투자자들이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 이동해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국내서 과세하면 업계가 위축되고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며 "세수 증대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관련 부담이 사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자산 간 과세 형평성에 맞는지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디지털자산에 현행 과세를 적용하는 것이 과세 형평성에 부합하는지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의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 일정만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야 한다"며 "과세 시기를 포함해 어떤 부분을 다시 살펴야 하는지, 합리적인 과세를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디지털자산의 법적 성격과 제도적 틀을 만드는 작업이 과세제도와 맞물려야 한다"며 "제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날짜가 정해졌다는 이유로 과세부터 시행하면 혼란과 부담은 투자자와 현장에 돌아간다"고 말했다.
오세진 닥사 의장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규율은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됐지만 아직 미완성인 상태"라며 "규제 불확실성은 사업자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리스크"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과세 시행을 앞둔 현재까지 소득 분류와 과세 인프라, 시행 시기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그만큼 이 제도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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