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시장 읽는 AI 넘어 '나를 아는 AI'로…투자패턴 분석"
차트·온체인·뉴스·커뮤니티 데이터 AI가 분석
빗썸·서프 공동 개발…다음은 포트폴리오·매매패턴 분석
- 황지현 기자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에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투자자가 직접 차트와 온체인 데이터, 뉴스, 커뮤니티 반응을 일일이 확인하는 대신 AI가 이를 한꺼번에 분석해 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빗썸은 한발 더 나아가 향후 이용자의 포트폴리오와 매매 내역까지 분석하는 개인화 AI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17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6 디지털자산 AI 서밋'에서 빗썸과 AI 인텔리전스 플랫폼 서프AI는 공동 개발한 '빗썸 AI'의 개발 과정과 향후 서비스 방향을 공개했다.
김윤기 빗썸 트레이딩연구소 실장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겪는 어려움으로 '정보 부족'이 아닌 '정보 과잉'을 꼽았다. 가격과 거래량뿐 아니라 온체인 데이터, 글로벌 뉴스, 공시, 커뮤니티 반응까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면서 투자자가 이를 직접 따라가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차트를 보고 온체인 데이터를 보고 글로벌 뉴스와 커뮤니티를 분석하다 보면 몇 시간이 걸리고 그렇게 해도 놓치는 게 더 많다"며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대신 읽어주는 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온 서비스가 빗썸 AI다. △AI 종목 시그널 △AI 종목 분석 △AI 추천 질문 △AI 데일리 시황 등 4개 기능을 통해 흩어진 가상자산 시장 정보를 AI가 분석해 제공한다.
AI 종목 시그널은 기술적 지표와 소셜 트렌드, 검색량 등 6개 지표를 결합해 코인별 점수를 1시간마다 제공한다. AI 종목 분석은 4시간마다 기술적 지표와 온체인 데이터, 커뮤니티 반응 등을 종합한 분석 결과를 내놓는다.
AI 추천 질문은 '어제 비트코인이 왜 올랐나', '현재 시장이 왜 떨어지고 있나' 등 투자자가 자주 궁금해하는 질문을 선별해 30분마다 최신 시장 상황을 반영한 답변을 제공한다. AI 데일리 시황은 전날 시장 상황과 공포·탐욕지수, 주요 미국 경제지표 및 이벤트 등을 정리한다.
빗썸과 서프가 개발 과정에서 주목한 것은 단순히 생성형 AI를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에 붙이는 것과 시장 분석에 특화된 AI를 구축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박서연 서프 한국 총괄은 "금융시장의 문제는 정보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정보가 너무 많고 서로 흩어져 있다는 것"이라며 "가격은 거래소에 있고 온체인 움직임은 블록체인에 있고 프로젝트 정보는 문서와 공시에, 시장 반응은 소셜과 뉴스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AI 모델은 이 판단을 글로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데이터가 정리되고 정확한 데이터인지 검증하는 과정까지 책임져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프는 40개 이상의 블록체인과 200개 이상의 데이터 소스, 17개 이상의 데이터 영역에서 시장·온체인·뉴스·소셜 데이터를 가져와 이를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단순히 데이터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서로 다른 데이터를 같은 자산과 시점에 맞춰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빗썸 역시 범용 AI만으로 거래소 이용자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실장은 "범용 AI 모델은 언어는 이해하지만 시장을 이해하지는 못했다"며 "그럴듯한 대답은 나왔지만 그 답이 몇 분 전 온체인 데이터에 기반한 것인지, 뉴스를 검색해서 나온 것인지, 과거 학습 데이터에서 나온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빗썸은 가격과 거래량을 비롯해 해외 거래소 데이터와 온체인, 뉴스, 소셜, 검색 데이터 등을 연결하는 구조를 요구했고, 가상자산 시장에 특화된 서프와 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
빗썸과 서프의 협업 과정에서 서프 측이 빗썸 이용자의 개별 고객 데이터에 접근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됐다. 박 총괄은 "빗썸과 협업하는 과정에서도 고객 데이터에 접근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빗썸 AI는 개별 이용자 정보가 아닌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구조다.
빗썸이 구상하는 AI 서비스의 다음 단계는 개인화다. 현재 서비스가 시장 전체를 분석하는 '시장을 읽는 AI'라면 향후에는 이용자의 투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나를 아는 AI'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이용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을 AI가 분석해 특정 섹터에 자산이 편중돼 있는지, 변동성에 어느 정도 노출돼 있는지 등을 진단하고 보유 종목을 중심으로 맞춤형 브리핑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매 내역을 바탕으로 투자 습관을 분석하는 기능도 구상 중이다. 진입·청산 시점과 보유 기간, 손익 패턴 등을 분석하고 이용자가 보유하거나 관심을 둔 종목에서 변화가 발생하면 개인별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김 실장은 "궁극적으로는 유저 개개인의 투자 성향에 맞춘 맞춤형 AI 서비스로의 진화를 생각하고 있다"며 "AI는 예측을 대신해 주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판단에 도달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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