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매수·거래소 입금 반복했더니…빗썸, 차익거래 이용자 대거 제한
AML 고도화에 차익거래 이용자 대거 제한…소명자료 내도 못 풀어
차익거래 패턴은 막았지만 자체 서비스는 제공…이용자 불만 제기되기도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최근 특정 거래 패턴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서 차익거래(아비트라지) 이용자들의 거래가 대거 막힌 것으로 파악됐다.
빗썸은 차익거래 자체를 제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테더(USDT) 등 스테이블코인을 빗썸으로 반복 입금하는 일방향 거래를 제한했는데, 해당 거래 방식을 이용하는 이들 중 차익거래 이용자가 많았던 것이다.
다만 빗썸이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하는 자동 차익거래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선 논란이 예상된다. 자체 서비스로는 차익거래를 지원하면서도, 이용자가 별도로 차익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거래 패턴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해 차익거래(아비트라지)를 해온 이용자들이 빗썸에서 이용이 제한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해당 이용자들은 빗썸 요청에 따라 소득, 은행 거래내역 등 자금 출처와 거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했지만 그럼에도 이용 제한 통보를 받았다.
제한 통보를 받은 차익거래 이용자들은 대부분 빗썸을 입금처로 활용했다. 빗썸 외 다른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매도한 경우, 매도대금으로 테더를 매수해 빗썸으로 입금하는 식이다.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매도한 경우에도 매도대금으로 테더를 매수해 빗썸으로 입금했다. 빗썸을 테더 입금처이자 원화 환전 통로로 쓴 셈이다.
빗썸은 자금세탁방지(AML) 기준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거래를 차단 대상으로 봤다. 테더를 외부에서 빗썸으로 반복 전송하는 일방향 거래를 할 경우 이용을 제한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래가 막힌 이용자들은 해당 거래가 정상적인 차익거래 과정 중 하나일 뿐, 자금세탁이나 불법적인 목적의 거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로지 국내외 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주장이다.
또 빗썸 측의 소명 요구에 맞춰 거래 목적 및 자금 원천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일체를 제출했다고도 덧붙였다.
빗썸은 자료를 제출했다고 해서 이용 제한이 전부 풀리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빗썸 관계자는 "소득 대비 거래 금액이 지나치게 크거나, 차명 계정을 쓰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자료를 제출해도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자금세탁방지가 강화되는 트렌드에 맞춰 가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빗썸이 차익거래를 자동화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이 거래 제한 기준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익거래에서 자주 쓰이는 거래 패턴은 제한하면서도, 자체적으로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빗썸은 지난해 5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처음으로 '자동 차익거래' 서비스를 출시했다. 빗썸과 다른 거래소의 시세를 실시간으로 비교하고, 이용자가 설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양쪽 거래소에 자동으로 주문을 제출하는 API 기반 서비스다.
물론 빗썸이 제공하는 자동 차익거래와 최근 제한된 거래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자동 차익거래는 빗썸과 상대 거래소에 미리 보유한 자산으로 각각 매수·매도하는 구조다. 한 거래소의 자산을 다른 거래소로 계속 옮기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차익거래를 직접 지원하는 빗썸이 자체 서비스 밖에서 이뤄지는 차익거래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 이용자 혼란을 키웠다는 비판은 지속해서 제기될 전망이다.
최근 계정이 막혔다는 차익거래 이용자는 "거래 횟수나 출금 패턴뿐만 아니라 거래 목적, 자금의 출처와 흐름, 거래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상적인 차익거래와 실제 자금세탁 위험이 있는 거래를 적절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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