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게 경쟁력"…가상자산 거래소부터 NFT·웹3 게임까지 줄폐업

비트멕스·비트마트·오버프로토콜까지…올해 사업 종료 잇따라
시장 재편 속 생존 경쟁 심화…가상자산 시장 '옥석 가리기' 본격화

비트코인 ⓒ AFP=뉴스1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가상자산 시장이 점차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프로젝트들의 생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때 미래 성장성만으로도 투자금을 끌어모으던 시대가 저물고 거래소부터 디파이(DeFi), 대체불가토큰(NFT), 블록체인 게임, 레이어1(L1) 네트워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종료가 잇따르며 시장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운영 종료를 발표했거나 서비스를 중단한 가상자산 프로젝트는 거래소와 블록체인 네트워크, 지갑, NFT 플랫폼, 대출 프로토콜, 게임 등 전 분야에 걸쳐 수십 곳에 달한다.

거래소도 문 닫는다…비트멕스·비트마트 종료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1세대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인 비트멕스(BitMEX)다. 비트멕스는 오는 9월 23일 거래소 운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신규 계정 등록은 이미 중단됐으며 다음 달 26일부터는 신규 포지션 개설도 막는다. 이후 남아 있는 미청산 포지션은 강제 청산된다.

2014년 설립된 비트멕스는 한때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을 주도했지만 미국 규제당국의 제재와 바이낸스, 바이비트, OKX 등 경쟁 거래소의 성장으로 입지가 크게 축소됐다. 매각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끝에 결국 거래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글로벌 거래소 비트마트(BitMart)도 최근 거래 플랫폼 운영 종료를 발표했다. 특히 종료 발표 직후 넨터 차우 전 글로벌 최고경영자(CEO)가 "운영 종료 결정은 퇴사 이후 공개돼 나 역시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오버프로토콜부터 NFT·게임까지…사업 종료 확산

국내 프로젝트도 예외는 아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오버프로토콜(Over Protocol)은 최근 메인넷 운영 종료를 결정했다. 오버프로토콜은 초경량 노드 기술을 기반으로 누구나 스마트폰이나 개인용 컴퓨터(PC)에서 블록체인 검증에 참여할 수 있는 L1 프로젝트로 주목받았지만 메인넷 종료를 결정하며 사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디파이 프로젝트들의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라디언트 캐피털(Radiant Capital), 제로렌드(ZeroLend), 골드핀치(Goldfinch), 아이오닉(Ionic), 블랭크 스페이스(Blank Space) 등 대출 프로토콜이 사업을 종료했다.

NFT 시장에서는 한때 대표 플랫폼으로 꼽혔던 니프티 게이트웨이(Nifty Gateway), 파운데이션(Foundation), JPG스토어(JPG Store), 익스체인지 아트(Exchange Art) 등이 문을 닫거나 서비스를 종료했다.

웹3 게임 분야에서도 엠버 소드(Ember Sword), 나이언 히어로즈(Nyan Heroes), 와일드카드(Wildcard), 파이럿 네이션(Pirate Nation), 포가튼 러니버스(Forgotten Runiverse) 등이 운영 종료 또는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이 밖에도 문빔(Moonbeam), 아이콘(ICON), 폴리곤 zkEVM 등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비롯해 매직에덴 월렛(Magic Eden Wallet), 리프 월렛(Leap Wallet), D메일(Dmail), 댑레이더(DappRadar), 파섹(Parsec) 등 인프라·지갑·분석 서비스도 사업 종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이프보다 생존 경쟁"…옥석 가리기 본격화

업계에서는 시장이 성숙하면서 이용자와 유동성이 소수의 대형 프로젝트로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규제 강화와 수익성 악화까지 겹치면서 경쟁력이 부족한 프로젝트들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NFT와 블록체인 게임은 투자 열기가 예전보다 크게 줄었고, 디파이 역시 보안 사고와 이용자 감소, 수익성 악화 등이 이어지면서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알트코인 시장은 미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이른바 '하이프(hype)'에 크게 의존해 성장해 왔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기대감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프로젝트뿐 아니라 거래소와 지갑, 채굴 등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도 구조조정이나 사업 종료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경쟁력이 있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살아남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yellowpa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