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파이 해결' 놓고 바이낸스·당국 줄다리기…2년째 멈춘 고팍스 갱신신고

당국, 바이낸스 인수 승인에도 고팍스 갱신신고는 2년째 수리 안해
"고파이 피해액 1000억 상환"vs"신고 수리 먼저"…당국·바이낸스 이견 지속

바이낸스와 고팍스의 로고.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중 빗썸과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신고가 2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고팍스는 당국이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를 승인했음에도 갱신신고는 수리해주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고파이 사태' 해결을 둘러싼 금융당국과 바이낸스 간 줄다리기가 갱신신고 수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파이 피해 규모는 여전히 1000억 원에 육박한다.

"고파이 피해액 상환"vs"신고 수리 먼저"…늦어지는 갱신신고 수리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VASP 갱신신고를 접수한 5대 원화 거래소 가운데 현재까지 신고가 수리되지 않은 곳은 빗썸과 고팍스뿐이다.

빗썸은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에 대한 징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는 등 표면적 이유가 있다. 반면, 고팍스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올해 2월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를 승인했음에도 갱신신고는 여전히 수리되지 않아 시장의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고파이 사태' 해결을 둔 금융당국과 바이낸스 간 의견 차가 수리 지연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파이는 고팍스가 운영하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다. 지난 2022년 말 FTX 파산 사태의 여파로 고팍스는 고파이 이용자들에게 고객 자산을 돌려주지 못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9500만 원 수준으로 조정되면서 고파이 피해 자산의 평가액은 올해 2월 공지 당시 약 1300억 원에서 현재는 950억 원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줄었지만 피해 당시 금액이었던 566억 원에 비해선 여전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바이낸스는 이 고파이 피해액을 떠안는 조건으로 고팍스를 인수했다. 고팍스 인수 건이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상환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당국 승인이 완료됐음에도 바이낸스는 여전히 상환 절차를 개시하지 않은 상태다. 2023년 9월까지 총 7000만달러(지급 시점 기준) 규모 자금을 돌려준 뒤 추가 상환을 하지 않았다.

이에 당국은 VASP 갱신신고를 수리받으려면 고파이 피해액을 전액 돌려줘야 한다고 바이낸스에 요구했다.

반면 바이낸스는 VASP 갱신신고가 수리돼야 전액 상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파이 사태 해결을 둔 양측 간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특금법 위반 제재도 늦어져…고팍스, 신임 대표 선임해 신고 수리 박차

고팍스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건에 대한 제재도 갱신신고 수리와 함께 늦어지고 있다. 그간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갱신신고 수리는 제재 처분과 함께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FIU는 지난 2024년 거래소들이 갱신신고를 마친 이후 5대 거래소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당시 5대 거래소 모두 특금법 위반 건이 적발됐고, FIU는 업비트, 코빗, 빗썸, 코인원에 대한 제재를 차례로 결정했다. 이 중 코빗만 제재를 수용하고 과태료를 납부했으며, 나머지 거래소들은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고팍스는 이 제재 또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아직 제재 처분이 이뤄지지 않아 갱신신고 수리가 늦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고파이 사태 관련해 당국과 바이낸스 간 협의가 원활히 이뤄져야 신고 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팍스는 최근 신임 대표를 선임한 데 이어 갱신신고 수리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갱신신고 자체를 하지 않으면 영업을 중단해야 하지만, 갱신신고 이후 심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영업을 지속할 수 있다. 다만 적극적인 마케팅이 어려워 신규 이용자를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날 고팍스 신임 대표로 선임된 김나영 대표는 "올해 가상자산사업자 갱신을 비롯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또 "고파이 자금 상환과 경영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라며 “가장 먼저 고파이 고객들의 미상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