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는 변신하는데 …'현물 거래'에 갇힌 韓[위기의 코인거래소]②

5대 거래소 하루 거래대금 9966억…현물 거래만 가능해 침체장 직격탄
해외는 주식 토큰·무기한선물로 활로…'코인 거래소' 넘어 종합 플랫폼 경쟁

가상의 비트코인 동전 2021.2.24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거래소들이 현물 거래 감소에 그대로 흔들리는 사이 해외 거래소들은 주식 토큰과 파생상품, 기업공개(IPO) 투자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거래 수요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단순한 코인 거래 플랫폼을 넘어 종합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동안 국내 거래소들은 규제에 막혀 사실상 현물 거래에만 의존하면서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2시 30분 코인게코 기준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총 6억 8058만 달러(약 9966억 원)로 집계됐다.

올해 초만 해도 업비트 한 곳의 하루 거래대금이 20억달러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 자체가 크게 줄었다.

거래소별 감소폭도 컸다. 업비트의 지난 24시간 거래대금은 5억 804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80% 감소했다. 2위 거래소인 빗썸의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88% 줄었다.

문제는 국내 거래소의 수익 구조가 대부분 현물 거래 수수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상 국내 거래소는 파생상품을 취급할 수 없어 사실상 현물 거래량이 줄면 실적도 함께 감소하는 구조다. 시장이 침체될수록 거래소 역시 성장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반면 해외 거래소들은 오히려 시장 변화에 맞춰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파생상품과 주식 토큰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며 새로운 거래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과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거래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미국 주식과 비상장기업, 원자재 등으로 취급 자산을 확대하며 종합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주식·지수·환율·원자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무기한 선물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토큰인사이트에 따르면 관련 거래액은 올해 1월 520억 달러에서 지난달 2680억 달러로 약 5배 증가했다.

주식을 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한 '주식 토큰'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이날 전 세계 주식 토큰 시가총액은 전월 대비 24.74% 증가한 19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7억 달러)과 비교하면 약 2.8배 증가한 규모다. 지난 4일에는 약 21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약 30%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요 거래소들도 주식 토큰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바이낸스는 올해 2분기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출시하고 주식을 토큰화한 '비스톡스(bStocks)'를 공개했다. 비트겟은 미국 주요 주식을 토큰 형태로 거래할 수 있는 '비트겟 스톡스 2.0'을 선보였다.

바이비트는 비상장주식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IPO 익스프레스'를, MEXC는 미국 주식 거래 플랫폼 '리얼스톡스'와 스페이스X 프리IPO 상품을 각각 출시했다.

상품 다변화는 거래소 간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바이낸스는 2분기 전체 시장점유율을 35.34%까지 끌어올리며 업계 1위를 유지했다.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도 약 60%의 점유율과 3800억 달러 규모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토큰인사이트는 "전통 금융자산 기반 무기한 선물은 더 이상 실험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거래소의 차별화와 미래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사업"이라며 "거래소들이 가상자산 거래를 넘어 주식과 토큰증권 등 다양한 전통 금융 자산을 온체인으로 연결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이러한 상품 다변화가 향후 거래소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거래소들은 현물 거래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투자 수요를 흡수하면서 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며 "국내 거래소도 현물 거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