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스테이블코인, 화폐보다 ETF에 가깝다"…통화 기능 한계 지적
통화 기능·통화주권 우려 제기…'통합원장' 모델 대안 제시
- 황지현 기자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국제결제은행(BIS)이 스테이블코인은 여전히 화폐의 핵심 기능을 충족하지 못하며 결제 수단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가까운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더라도 경제적 순효과는 제한적이며 금융 안정성과 통화정책에도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BIS는 '2026 연차보고서'를 통해 현재 스테이블코인이 화폐가 갖춰야 할 단일성(singleness), 탄력성(elasticity),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무결성(integrity) 등 핵심 요건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BIS는 스테이블코인이 2차 시장에서 기준 자산과의 가격 연동이 깨질 수 있고, 발행사에 상환을 청구하는 과정에서도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결제 수단이라기보다 ETF처럼 기초자산 가치에 연동된 금융상품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3200억달러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의 99% 이상이 달러에 연동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IS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향후 1조~3조달러 규모로 성장하더라도 경제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테이블코인 확산으로 은행의 예금이 줄어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대출 여력이 감소하면, 국채 수요 증가에 따른 정부 재정 여력 확대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에도 소폭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불법 금융에 악용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BIS는 스테이블코인이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유통되는 특성상 자금세탁방지(AML)와 고객확인(KYC) 체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흥국에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확대될 경우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커지고, 자국 통화 대신 달러 기반 자산이 널리 사용되는 이른바 '스테이블코인 달러화(stablecoin dollarisation)' 현상이 나타나 통화 주권과 통화정책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는 대안으로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원장(Unified Ledger)' 모델을 제시했다. 중앙은행 준비금과 은행 예금, 규제를 받는 민간 화폐를 하나의 원장에서 관리해 결제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통화 안정성과 금융 시스템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yellowpap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