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겨울'에도 "한국은 포기 못해"…해외 가상자산 기업들이 몰려온다
a16z·문페이 등 '빅 플레이어', 서울 사무소 잇따라 개소
알트코인 프로젝트들은 한국 담당자 철수…업계 양극화 심화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계 내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관 대상(B2B)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 대형 가상자산 기업들은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반면, 토큰 중심 사업 모델을 운영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은 오히려 한국 담당자를 철수시키는 등 조직을 축소하는 상황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벤처캐피탈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 문페이 등 규모가 큰 기업들이 한국 조직 확대에 나섰다.
a16z는 최근 서울 사무소를 공식 개소했다. 약 1000억 달러(약 150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실리콘밸리 큰손'인 a16z는 스페이스X, 인스타그램, 에어비앤비 등 에 초기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가상자산 분야에 꾸준히 집중해온 VC이기도 하다. a16z는 가상자산 부문 'a16z 크립토'를 별도로 운영하며 솔라나, 아발란체 등 유명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해왔다. 한국 진출도 a16z 크립토가 주도했다.
서울 사무소는 박성모 a16z 크립토 아시아태평양 GTM(Go To Market) 총괄이 이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을 아시아 사업의 전략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대기업은 a16z뿐만이 아니다. 코스닥 상장사 핑거를 인수하며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가상자산 결제 기업 문페이도 서울에 사무소를 세우고,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확보에 나섰다.
문페이는 가상자산 결제 인프라 분야에선 글로벌 선두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180여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지난해 캐롤라인 팜 전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대행을 임원으로 영입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부건 문페이 아시아 대표는 "현재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인력을 채용 중이며,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 등 관련 요건을 충족해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VASP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나면 은행과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실명계좌) 제휴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토큰 중심 사업모델을 운영하는 프로젝트들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 가상자산 프로젝트와 국내 거래소 사이에서 상장 협의와 커뮤니티 운영 등을 담당하던 한국 담당자들은 최근 잇따라 이직하거나 업계를 떠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기화된 시장 침체가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비트코인 가격 조정 국면에서 알트코인의 낙폭이 더 커지면서 프로젝트들의 재정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는 동안 알트코인은 90% 이상 가격이 하락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며 "토큰 가치 하락으로 재원이 줄어든 프로젝트들은 조직을 축소하거나 한국 담당자를 철수시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투자할 수 있는 자본력과 수익 모델을 갖춘 B2B 기업들만 한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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