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두' 온도파이낸스 "토큰화는 시간 문제…'삼전닉스'도 토큰화해야"
[월가 뒤흔든 토큰혁명]⑤ 이안 드 보드 온도파이낸스 신임 CEO 인터뷰
'주식 토큰' 시장점유율 62%…"나스닥·NYSE 시장 진출, 오히려 좋다"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뉴욕=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하는 실물자산토큰화(Real World Asset, RWA)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의 핵심 분야로 부상했다. 프랭클린템플턴, 블랙록 등 월가 대형 금융사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때 실험적 시도로 여겨졌던 토큰화는 이제 제도권 금융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시에 기존 디지털자산 업계에서도 눈에 띄는 플레이어들이 등장했다. 스타트업임에도 대형 금융사 못지 않은 성과를 내는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스타트업은 대형사의 거래량을 뛰어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RWA 시장 선두주자인 온도파이낸스다.
온도파이낸스는 설립 5년차의 스타트업이지만, 전 세계 '토큰화 주식(주식 토큰)' 시장에서 60%가 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한다. 토큰화 국채 시장에서도 서클, 블랙록에 이은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안 드 보드(Ian De Bode) 온도파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증권 시장과의 가격 괴리를 줄이고, 빠른 스테이블코인 환전을 지원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강점을 기반으로 현재 온도파이낸스는 260개 이상의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를 토큰화해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보드 CEO는 맥킨지 디지털자산 부문 책임자를 지낸 인물로, 지난달 네이선 올먼(Nathan Allman) 창업자가 별세한 이후 온도파이낸스 CEO로 선임됐다.
갑작스러운 리더십 교체에도 불구, 온도파이낸스는 자산 토큰화에 미래가 있다는 창업 이념을 뚝심 있게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블랙록, 프랭클린템플턴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토큰화 사업을 활발하게 하면서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보드 CEO는 자산 토큰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그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스테이블코인이 주류로 자리잡은 점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뛰어든 점 △미국 규제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 점 등이다.
그는 "사실 따지고 보면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먼저 성공한 토큰화 자산"이라며 "토큰화된 현금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현재 토큰화된 현금 규모는 3000억달러 이상이 됐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는 직원 1인당 매출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이다"라고 강조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자산 토큰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보드 CEO는 "블랙록은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 비들(BUIDL)을 출시했고, 프랭클린템플턴도 오랫동안 토큰화 국채 사업을 해왔다"면서 "위즈덤트리, 피델리티 등도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거의 모든 대형 자산운용사가 토큰화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미국 규제 환경도 갖춰지고 있다. 보드 CEO는 "지니어스 법(미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통과됐고, 클래리티 법(미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도 통과를 앞두고 있다"며 "전통 금융기관들이 이런 변화를 보면서 '토큰화는 진짜구나'라고 받아들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토큰화 자산 중에서도 온도파이낸스가 집중하고 있는 건 토큰화 주식(주식 토큰) 시장이다. 온도파이낸스가 주식 토큰 거래를 지원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로,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성장해 9일 기준 시장 점유율 62%를 차지하고 있다.
보드 CEO는 빠른 성장 배경으로 기존 증권 거래소와의 가격 괴리를 줄인 점을 꼽았다. 그는 "온도파이낸스는 주식 토큰 TVL(총 자산 규모) 10억 달러를 달성하는 데 8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면서 "만약 테슬라 주가가 400달러라면, 온도에서 테슬라 토큰도 400달러에 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UX가 편리한 점, 스테이블코인 환전이 빠른 점도 보탬이 됐다. 온도파이낸스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Y가 있다.
이처럼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키웠지만,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기존 증권 거래소들이 주식 토큰 거래를 추진하면서 새로운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드 CEO는 경쟁자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시장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나스닥 등 기존 거래소들과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가 이 시장에 들어와 24시간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건 우리에게 오히려 더 좋은 일"이라며 "우리도 주식을 토큰화하려면 증권거래소에서 주식을 사야 하는데, 24시간 언제든 살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일반 증권사에서 일반 주식을 사들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보탰다.
보드 CEO는 "토큰화의 장점은 너무 명확하다. 전 세계 어디서나 국경없이 다른 나라 주식에 투자할 수 있고,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서비스에서 주식을 담보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12~18개월 안에 '온체인' 투자 경험이 일반 주식계좌를 통한 투자 경험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며 "이제는 '토큰화를 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어떻게 토큰화하고, 누구와 협업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RWA 시장 선두주자로서 보드 CEO는 한국 시장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현재 한국의 자산 토큰화 논의는 부동산, 미술품 등을 쪼개 투자하는 '조각투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온도파이낸스가 집중하고 있는 주식 토큰화는 첫 발도 떼지 못했다.
보드 CEO는 "토큰화는 주식에 새로운 활용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며 "주식을 디파이에서도, 파생상품 거래에서도 담보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한국 같은 시장에서는 더욱 의미가 클 것"이리고 했다.
이어 "한국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활발한 매우 흥미로운 시장"이라며 "한국도 삼성전자 같은 한국 주식과 ETF를 토큰화하면 장점이 많을 것이다. 부동산이나 미술품을 토큰화하는 것보다는 훨씬 유망하다"고 말했다.
단, "주식을 어떻게 토큰화할 것인지, 해외 주식 토큰을 한국 시장에 어떻게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도 밝혔다. 다만 규제를 준수하면서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현재는 미국 규제 환경도 갖춰지지 않아, 온도파이낸스는 뉴욕 기반 기업임에도 미국 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주식 토큰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보드 CEO는 "한국 금융기관들로부터 여러 차례 연락을 받았다"며 "하반기에는 한국 금융기관과의 협업에 관한 발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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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블록체인 기술의 상징인 '비트코인'은 한때 투기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금 뉴욕에서는 전혀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은 국채와 펀드를 블록체인 위로 옮기고 있다. 로빈후드는 주식을 토큰화해 24시간 거래하는 시장을 열었다.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산업이 경쟁을 넘어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함께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실물증권이 전자증권으로 바뀌었듯, 금융은 다시 한 번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은 뉴욕 현지 취재를 통해 월가가 주목하는 '토큰화 혁명'의 현장을 살펴보고, 한국 금융 시장에 던지는 의미를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