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스페이스X 대형 IPO 줄줄이…코인판 자금 유출 가속하나

대형 IPO에 코인 자금 빨려나가…비트코인 ETF 자금 이탈 지속
AI 테마 코인만 웃었다…월드코인 최대 79% 급등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회 AI 임팩트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2026.2.18. ⓒ 뉴스1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과 오픈AI, 우주기업 스페이스X 등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라 추진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을 증시가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최근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AI 테마 가상자산은 오히려 IPO 기대감에 급등하는 등 차별화도 나타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지난 1일(현지시간) 비공개 방식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같은 AI 기업인 오픈AI보다 먼저 상장 절차에 착수한 셈이다.

오픈AI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오픈AI가 투자설명서 작성 작업을 진행하고 SEC에 비공개로 상장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상장 시점은 오는 9월이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도 오는 12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4월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의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대형 IPO가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공동 창업자는 최근 "3분기 초까지 예정된 대형 AI 기업 3곳의 IPO가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재고 확보 수요 확대가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대형 IPO까지 겹치면서 알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는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3일(현지시간)까지 13거래일 순유출을 기록했다. 기관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을 떠나 주식시장 등 다른 자산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대형 IPO는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유출의 원인 중 하나"라며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도, 마운트곡스 물량 매도 등 여러 이슈가 가상자산 시장 하락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금리 인하 기대 후퇴 등 거시경제 역풍이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AI 테마의 일부 가상자산은 IPO 기대감의 수혜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월드코인(WLD)이다. 월드코인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공동 창업한 프로젝트다. 지난달 말 오픈AI IPO 기대감이 커지자 월드코인은 하루 만에 15% 급등하기도 했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는 최대 79% 상승했다.

알로라(ALLO), 아캄(ARKM), 니어프로토콜(NEAR) 등 AI 테마 가상자산들도 해당 산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때마다 강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가상자산 시장 조정으로 대다수 종목은 지난달 말 대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한 상태다.

한 가상자산 커뮤니티 이용자는 "AI 기업 IPO 기대감으로 관련 코인들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투자했다"며 "스페이스X가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3월 말 기준 1만 871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 이후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주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비트코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이 미국 증시에 상장했을 당시에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가상자산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상장을 계기로 스테이블코인 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관련 종목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김 센터장은 "서클 상장 이후 스테이블코인 관련 가상자산이 상승한 것은 규제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며 "월드코인과 니어프로토콜 등의 상승도 AI 산업 성장 기대감과 맞물린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형 IPO를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호재로 보기보다 산업별·종목별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