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경제' 달리는데 '조각투자'에 갇힌 韓…주식토큰·ST·STO '혼선'

RWA가 가상 넓은 개념…토큰증권·주식토큰은 하위 영역
국내는 조각투자 중심…해외는 주식·채권 토큰화까지 확대

비트코인 상징이 새겨진 동전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최근 애플과 테슬라, 엔비디아 등 주식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하는 '주식토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실물연계자산(RWA), 토큰증권(ST), STO 등 관련 용어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비슷한 개념이 혼용돼 투자자들의 혼선도 커지고 있다. 시장은 빠르게 토큰화 경제로 이동하고 있지만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용어도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RWA.xyz에 따르면 전 세계 RWA 시장 규모는 317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328억 달러 규모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1년 전보다 약 3배 늘어난 수치다.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관련 용어 사용도 늘고 있다. 다만 RWA, 토큰증권(ST), STO, 주식토큰 등 다양한 개념이 혼용돼 투자자들의 혼선도 커지는 상황이다.

가장 상위 개념은 RWA다. RWA는 부동산, 채권, 주식, 펀드, 원자재 등 현실 세계 자산을 블록체인에서 거래할 수 있는 토큰 형태로 발행한 것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사들이 추진하는 국채·머니마켓펀드(MMF)·주식 토큰화는 물론 부동산, 미술품, 금 토큰화 등도 모두 RWA 범주에 포함된다.

토큰증권(ST)은 그보다 좁은 개념이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자산을 말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토큰증권법' 역시 이러한 토큰증권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다.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통해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증권의 발행·유통을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렀던 토큰증권을 자본시장 안으로 편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국내에서 토큰증권이 사실상 '조각투자'의 대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에서 토큰증권으로 알려진 사례는 대부분 미술품이나 부동산, 한우, 음악 저작권 등을 소액으로 나눠 투자하는 서비스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 등을 통해 허용한 장외거래 플랫폼도 조각투자 자산을 유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토큰증권이 곧 조각투자라는 인식이 형성됐지만, 본래 토큰증권의 범위는 훨씬 넓다.

최근 관심이 커진 주식토큰도 넓게 보면 토큰증권의 한 종류다.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등 실제 주식을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발행해 거래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에선 주식토큰을 별도의 시장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글로벌 거래소들은 주식토큰을 '토큰화 주식'(Tokenized Stocks) 또는 '주식 토큰화 시장' 등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STO 역시 자주 혼동되는 용어다. STO는 토큰증권 자체가 아니라 '토큰증권 공개(Security Token Offering)'를 의미한다. 기업이 토큰증권을 발행하는 행위를 뜻하는 개념이다. IPO가 기업공개를 의미하듯 STO는 토큰증권이라는 자산이 아니라 토큰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을 설명하는 용어다.

업계에서는 토큰화 시장이 커질수록 개념 정리와 제도 정비의 필요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 로빈후드 등 주요 금융회사들이 국채와 펀드, 주식 등 전통 금융자산 전반을 토큰화하는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토큰화가 특정 자산군이 아닌 금융 인프라의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토큰증권 논의가 여전히 조각투자 중심에 머물러 있고, RWA와 토큰증권, 주식토큰의 개념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토큰화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용어와 제도 체계를 보다 명확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RWA가 가장 큰 개념이고 그 안에 토큰증권이 있으며 주식토큰은 토큰증권의 한 분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