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업계만 문제 아니다"…특금법 개정안에 은행권도 '난색'
해외 거래소·개인지갑 1000만 원 이상 이전 시 STR 대상 확대
은행권 "의심거래 판단·고객 소명 절차까지 현장 혼란 우려"
- 황지현 기자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금융당국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면서 관련 우려가 가상자산 업계를 넘어 은행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의심거래보고(STR) 확대와 강화된 고객확인(EDD) 절차로 인해 은행권에서도 실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STR 확대 및 강화된 고객확인(EDD) 절차에 따른 현장 혼란 가능성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했다.
FIU는 지난 3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및 개인지갑 관련 거래에 대한 STR 적용 확대와 고객 정보 검증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핵심은 1000만 원 이상 가상자산을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이전할 경우 거래 목적이나 범죄 혐의와 관계없이 의심거래로 보고하도록 한 부분이다. 기존 STR은 자금세탁이나 불법 자금으로 의심되는 합당한 근거가 있을 때 금융회사가 판단해 보고하는 제도였지만 이번 개정안은 일정 금액 이상 거래에 대해 사실상 보고 의무를 일괄 적용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강화를 통한 금융범죄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실제 현장 적용 과정에서 업무 부담과 고객 민원 가능성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은행권은 STR로 분류될 경우 강화된 고객확인(EDD) 절차 이행을 위해 사실상 거래 및 출금을 일시 정지해야 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자금세탁 우려로 판단되면 은행은 추가 모니터링과 고객확인 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다음 거래가 이뤄지기 전까지 입출금을 막아둘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후 고객으로부터 자금 출처나 거래 목적 등에 대한 추가 소명을 받은 뒤 강화된 고객확인 절차가 완료돼야 거래 제한이 해제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 역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개정안 시행 시 STR 대상 거래 건수가 기존 대비 약 8000% 증가한 500만 건 이상으로 급증할 수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해외 거래소 및 개인지갑 거래를 일괄적으로 의심거래 대상으로 보는 방식이 시장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입법예고안 문구대로라면 은행 측 실무 부담이 상당한 부분이 있어 FIU와 계속 협의를 진행했다"며 "금융당국도 당초 업권에 부담을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입장이고 현재는 오해가 없도록 필요한 범위 내에서 문구를 다시 가다듬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오가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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