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증권사도 '두나무 베팅'…불붙은 가상자산 주도권 경쟁
한화證, 거래 완료 시 두나무 4대→3대 주주…하나은행은 5대 주주로
금융·증권사, 디지털자산 영토 확장…"거래소, 복합 인프라 사업자 될 것"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금융권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둘러싸고 본격적인 '베팅'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과 한화투자증권(003530)이 잇따라 대규모 지분 인수에 나서면서 디지털자산 시장 주도권 경쟁에도 불이 붙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전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6만 1050주를 5978억 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지분율은 기존 5.93%에서 9.84%로 확대될 예정이다. 취득 예정일은 다음 달 15일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지난 15일 자회사 하나은행 이사회 의결을 통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 33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국내 시중은행이 단일 디지털자산 기업에 투자한 사례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거래를 완료하면 하나은행은 두나무 송치형 회장, 김형년 부회장, 우리기술투자에 이어 4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 한화투자증권이 3대 주주로 올라서고, 하나은행은 5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한화투자증권이 하나은행보다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해 주요 주주 지위를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분율이 높을수록 향후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고, 협업이나 신규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 금융과 결합하는 흐름 속에서 거래소 지분 자체가 핵심 전략 자산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실제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비금융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미래에셋컨설팅이 코빗 이사회에 합류하는 이사회 구성 변경 신고도 수리받아 인수 절차의 첫 단계를 넘었다.
한국투자증권도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코인원과 인수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그동안 미국 웹3 인프라 기업 크리서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쟁글 등에 투자하며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다만 이번 두나무 지분 확대는 단순 투자보다 가상자산 시장 주도권 확보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중개를 넘어 수탁·정산·기관 서비스 등 복합 인프라 사업자로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와 사업 시너지 확보를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권이 두나무에 주목하는 배경으로는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추진도 거론된다. 업계 1위 두나무의 블록체인 인프라와 이용자 기반, 증권사의 리테일·기관 영업망, 은행의 수탁·스테이블코인 사업 역량, 네이버의 결제 생태계가 결합할 경우 종합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전통 금융권이 직접 가상자산 사업 확대에 나서는 흐름 속에서 거래소 지분 경쟁과 전략적 제휴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가상자산이나 실물연계자산(RWA) 관련 서비스 진출 의지를 강하게 갖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거래소 지분 확보나 인수 시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한화투자증권과의 거래까지 완료되면 두나무 지분율이 0.1%대로 낮아지게 된다.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인공지능(AI) 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두나무 지분 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거래 역시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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