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직접 돈 쓴다"…'에이전틱 결제' 확산, 가상자산 역할 커진다

누적 결제액만 수천만 달러…가상자산, AI 경제 핵심 인프라로 부상

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에서 한 고객이 투자 정보를 찾고 있다. 2026.4.15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가상자산이 투자 자산을 넘어 실제 결제 인프라로 확장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의 확산과 맞물리며 블록체인 기반 결제가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업계에서 AI가 스스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에이전틱 결제' 개념이 확산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데이터 접근, 컴퓨팅 자원 구매, 여행 예약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결제까지 자동으로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이 핵심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경과 금융기관의 제약 없이 24시간 작동하는 블록체인 특성상, 실시간·글로벌 거래가 필요한 AI 환경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자체 블록체인 '베이스' 개발자 제시 폴락은 "AI 에이전트가 단순 작업을 넘어 실제 경제 활동의 주체로서 거래까지 수행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들은 소프트웨어로 작동하는 만큼, 돈 역시 소프트웨어 형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술의 기반으로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가 꼽힌다. 은행을 거쳐야 하고 영업시간 등의 제약을 받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달리, 블록체인은 언제 어디서나 작동하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로 기능할 수 있다.

실제 최근에는 API 호출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코인베이스의 오픈소스 프로토콜 'x402' 등 관련 인프라도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해당 기술은 구독이나 과금 체계 없이 단일 호출만으로 결제를 처리하도록 설계해 AI 간 거래에 최적화된 구조로 평가된다.

폴락은 "블록체인 기반 결제는 단 한 번의 API 호출만으로 글로벌 송금이 가능하며, 즉시 처리되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며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서비스를 직접 호출하고 결제까지 수행하는 구조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x402를 통한 누적 결제 규모는 수천만 달러 수준까지 증가했으며, AI 서비스·데이터 플랫폼·여행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가상자산이 '투자 자산'에서 '실사용 결제 수단'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니킬 비스와나탄 알케미 최고경영자(CEO)도 "기존 금융 시스템은 인간을 기준으로 설계됐지만, AI 에이전트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며 "가상자산은 이러한 기계 기반 경제에 최적화된 인프라"라고 평가했다.

특히 AI 에이전트는 국경 없이 작동하고, 초소액 단위 거래를 반복적으로 수행해 중개 기관 없이 즉시 결제가 가능한 블록체인 구조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비스와나탄 CEO는 "가상자산은 데이터처럼 가치를 이동시키는 글로벌 금융 레이어"라며 "AI 에이전트의 실시간·무국경 거래 환경을 충족하는 거의 유일한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