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제도 공백' 지적한 금융권…법인 참여·합리적 입법 요구
쟁글, 'CIS 2026' 개최…자산운용·증권·은행 한자리에
"글로벌 대비 뒤처진 국내 시장…규제 공백에 기관 진입 막혀"
- 황지현 기자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국내 주요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가상자산(디지털자산)을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금융 시장의 차세대 프로토콜이자 인프라로 규정했다. 이들은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을 위해 법인 참여 허용과 합리적인 규제 입법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쟁글 주최로 열린 '크립토 인베스트먼트 쇼(CIS) 2026'에서 국내 자산운용·증권·은행 등 금융 업권 전반은 가상자산 규제 정비의 시급성을 제시했다.
토론 패널로는 이상원 파인트리 법인장,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 강병하 메리츠증권 상무, 강기범 하나증권 실장, 박준하 토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 안인성 한화투자증권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날 반복적으로 언급된 키워드는 '규제 부재'였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규제 공백'을 꼽았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은 "국내에서 기관투자자가 가상자산에 접근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규제가 없다는 점"이라며 "투자 자산으로 인정할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게임의 룰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쇄국 정책을 펼치는 동안 전 세계 시장은 10년 넘도록 진화하고 있다"며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기관투자자와 금융기관이 이미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고,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병하 메리츠증권 상무도 "어떤 플레이어가 어디까지 사업을 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 외국환 관련 규제가 명확해져야 사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준하 토스뱅크 CTO는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와 역할이 정의되지 않아 기관이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라며 "다만 인프라와 기술 측면에서는 언제든 준비를 마치고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 한계 속에서도 기관들은 '할 수 있는 영역'부터 대응을 시작하고 있다. 핵심은 토큰화된 주식(주식토큰)과 조각투자다.
안인성 한화투자증권 부사장은 "주식토큰은 자산의 디지털화라는 관점에서 새로운 투자상품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영역"이라며 "부동산 등 기존 IB 상품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기범 하나증권 실장은 "현재 가장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분야가 주식토큰"이라며 "조각투자 형태의 비정형 자산 상품화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 업계는 ETF를 중심으로 글로벌 대응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부사장은 "국내에서는 불가능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가상자산 현물 ETF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규제가 풀릴 경우 다양한 가상자산 기반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의 핵심 과제로는 법인 참여 허용과 합리적 입법이 꼽힌다.
안인성 한화투자증권 부사장은 "법인이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없는 구조가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라며 "금가분리 완화와 법인 계좌 허용이 이뤄져야 기관의 다양한 접근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강병하 메리츠증권 상무는 속도감 있으면서도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입법을 주문했다. 그는 "입법이 시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시급하게만 하다가 산업을 고사시킬 수 있다"며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합리적인 입법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yellowpap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