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도 코인으로 낸다"…보험연수원의 '디지털 화폐' 결제 실험 도전
수강료 결제에 스테이블코인 활용…"한국에선 드문 사례"
'정치인 출신' 하태경 보험연수원장 주도…한은과 CBDC 결제 실험도 준비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보험연수원이 수강료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방식을 도입하며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 교육기관이 가상자산을 실제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번 시도가 향후 다른 교육·금융권 기관들의 가상자산 결제 도입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시도는 '정치인' 출신으로 보험연수원을 이끄는 하태경 원장의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큰 영향을 미쳤다. 보험연수원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과 연계한 결제 실험도 준비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연수원은 자체 운영 중인 블록체인·디지털자산 실무 교육 과정인 '크립토 리터러시' 과정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했다. 수강생은 보험연수원이 보유한 업비트 지갑으로 교육비에 해당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나 유에스디코인(USDC)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수강료를 납부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면 수강료의 약 10%를 할인해준다.
국내에서 가상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회계 처리 등의 제도적 문제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 기관은 규제 리스크를 고려해 가상자산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만큼 금융권 교육기관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한 것은 이례적인 시도라는 평가다.
이 같은 실험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최근 제도 환경 변화가 있다. 지난해부터 비영리법인의 가상자산 보유가 허용되며 교육기관이나 협회 등이 가상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험연수원 역시 제도 변화 속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적으로도 구현이 어려운 방식은 아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선 은행의 원화 실명 입출금 계좌를 연동하지 않아도 가상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지갑 생성 자체는 가능하다.
보험연수원이 업비트 지갑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받는 방식 역시 이러한 구조를 활용한 것이다. 원화 입출금 계좌 연동이 필요한 일반 거래와 달리 단순 지갑 주소 전송 방식은 제도적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도가 가능한 배경에는 보험연수원을 이끄는 하 원장의 역할도 거론된다. 하 원장은 정치권에서 가상자산 산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인물로, 기존 금융권 기관에서는 보기 드문 실험적인 시도를 추진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기관들이 규제 리스크를 우려해 가상자산 관련 실험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치권 출신 기관장이 있는 만큼 비교적 과감한 시도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 틀 안에서 가능한 범위를 찾아 실제 사례를 만든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투자 자산이 아니라 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험연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결제 시범사업과의 연계도 준비 중이다.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CBDC 실험과 맞물려 다양한 디지털 화폐 모델을 함께 다루겠다는 취지다.
이는 디지털 화폐가 실제 경제 활동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스테이블코인과 CBDC는 향후 디지털 결제 인프라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이를 실제 결제 구조 안에서 실험해 보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교육기관이라는 특성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사례"라며 "국내에서는 드문 가상자산 실사용 실험이라는 점에서 향후 다른 기관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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