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선동서 AI 가짜 예약 걸러낸다…'챗 GPT' 창시자 올트먼의 담대한 구상
AI 봇 예약 막는 '인간 인증 식당'…홍채 인증 디지털 신분증 월드 ID 활용
인증된 이용자끼리 소통하는 '월드 챗'…스미싱 피해 차단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 포차 앞. 방문객들은 입장을 위해 QR코드를 스캔하고 홍채 인증으로 발급받은 디지털 신분증 '월드 ID'를 제시했다. 인공지능(AI) 봇이 대량으로 만든 가짜 예약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생성형 AI '챗GPT' 창시자 샘 올트먼의 신원 인증 프로젝트 '월드(옛 월드코인)'가 서울 도심에 상륙한 것이다.
사흘 동안 열리는 '월드챗 포차'는 단순한 식당이 아니다. AI 봇이 대량으로 예약을 잡는 문제를 차단하고, 실제 인간만 입장하도록 설계한 실험적인 다이닝 공간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반 신원 인증 프로젝트 월드는 생성형 AI '챗GPT' 창시자 샘 올트먼이 만들었다. '오브(Orb)' 기기에 홍채를 스캔하면 블록체인을 통해 인간임을 증명하는 디지털 신원인 '월드 ID'를 발급한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에 대비해 기본소득 형태로 가상자산 월드코인(WLD)을 지급한다는 구상도 담겨 있다.
이러한 구상은 약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트먼은 공동 창립자 알렉스 블라니아와 함께 AI 시대의 핵심 문제가 '신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인간과 AI를 구분할 수 있는 인증 체계를 고민했다. 그 결과가 지난 2023년 공개된 월드 프로젝트다.
올트먼의 구상은 이날 팝업스토어에서 실제 서비스 형태로 구현됐다. 식당 예약은 캐치테이블을 통해 진행되며 예약자는 식당 입구에 마련한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인식해야 한다. 이후 월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월드 ID 인증을 완료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식당 예약 등에서 AI 봇을 활용한 대규모 예약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해 실제 인간을 식별하는 월드 ID를 적용한 것이다. 향후 공연 매표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다.
월드 기술 개발사 툴스포휴머니티의 박상욱 한국 지사장은 "월드 ID는 실제 이용자들이 원하는 식당 예약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는 익선동 일대 상권과도 협력해 적용 범위를 넓혔다. 제휴 매장에서 월드 ID를 제시하면 커피 등을 주문할 수 있고,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월드 관계자는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상권과 연결해 실제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신기술에 대한 호기심 때문인지 현장에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팝업스토어 앞에 설치된 오브 기기에는 홍채를 인식해 월드 ID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였고, 중장년층 방문객들도 눈에 띄었다.
현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익선동에 놀러 왔다가 우연히 들렀는데 신기해서 참여했다"며 "AI와 인간의 구분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에 필요한 기술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월드는 메시지 기능 '월드 챗' 도 선보였다. 월드 ID를 인증한 이용자끼리만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이 기능은 최근 문자 메시지 등을 이용한 스미싱 피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인증을 통해 상대방이 실제 주변 지인임을 확인할 수 있어 범죄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행사장 한편에는 AI가 만든 얼굴 사진과 실제 인간 사진을 구분해 보는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관람객들이 정답을 쉽게 맞히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월드 앱에는 신분증 등록 기능도 탑재했다. 여권 등 신분증을 등록하면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본인 인증 수단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인증을 완료한 만 18세 이상 이용자는 월드코인을 받을 수 있다.
월드는 지난해 공개한 '월드 카드' 기능도 앱에 탑재할 예정이다. 글로벌 카드사 비자 가맹점에서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하는 카드로, 결제 시 가상자산은 자동으로 법정화폐로 전환돼 가맹점에는 즉시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결제를 실제로 도입하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남아 있다. 박 지사장은 "국내 규제 환경 등 여러 이슈로 인해 한국에서 가상자산 결제를 바로 도입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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