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3% 뛸 때 비트코인 25% 추락…'코인판→국장' 갈아타는 개미들

1억 깨진 비트코인, 6300선 돌파한 코스피…엇갈린 투자 온도 차
상대적 박탈감에 '국장'으로 눈길…"금리 인하·클래리티법 반등 조건"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9천9백만원대로 나타나고 있다. 2026.2.19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코스피가 연초 이후 40% 넘게 치솟았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두 달 만에 30% 안팎 하락하며 엇갈린 흐름을 보인다. 수익률 격차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을 떠나 국내 증시로 향하는 '머니무브'도 나타나고 있다.

가상자산이 반등하려면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재점화와 미국 클래리티법 통과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 유동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억 깨진 비트코인, 6300선 돌파한 코스피…엇갈린 투자 온도차

27일 오전 10시 8분 빗썸에서 비트코인(BTC)은 9678만 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월 1일 대비 24.9%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ETH)도 33.7% 내린 289만 5000원을 기록했다.

가상자산은 지난해 10월 전 세계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침체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달 비트코인은 신고가(1억 7986만 9000원)를 기록한 뒤 약 46% 하락한 상태다. 이달 초에는 지난 202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억 원 선마저 무너졌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유동성 위축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 약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폭락 이후 현물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과도한 레버리지가 반복돼 롱(매수) 포지션 연쇄 청산이 이어졌다"며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신규 자금 유입을 더디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내 증시는 올해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날 한국거래소(KRX)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3.46p(3.67%) 오른 6307.32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43%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 매출이 1년 만에 75% 증가하는 등 인공지능(AI)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4000선을 돌파한 뒤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5000선을 넘어섰다. 지난 25일에는 6000선을 뛰어넘고, 하루 뒤 6300선까지 치솟았다.

이는 상법 개정안 통과와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가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고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해 소액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기업에 세제 지원 확대, 밸류업 프로그램 강화 등을 추진하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 센터장은 "신흥국 증시 중에서도 한국의 성과가 두드러진다"며 "해외에서도 미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일부 신흥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상대적 박탈감에 '국장'으로 눈길…"금리 인하·클래리티법 반등 조건"

가상자산과 증시의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자 '국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나오고 있다. 한 온라인 가상자산 커뮤니티 이용자는 "올해는 코스피가 정답"이라며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을 대부분 정리하고 증시로 재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이용자는 "예전에는 국장 투자하면 버티다 손실 난다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수익 자랑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가상자산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도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조정 국면이 이어진 만큼 과열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거시 환경이 개선되면 가상자산이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반등 조건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 재점화 △미국 클래리티법(가상자산 시장 구조화 법안) 통과 등을 꼽았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과 감독 권한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안으로, 통과 시 규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센터장은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자가 비둘기파적 발언을 하거나, 클래리티법이 조기 통과해 기관 자금 유입 기대가 살아나면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