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서클 韓시장 휩쓰는데…원화 스테이블코인, 지금 발행해도 '후발주자'

[혁신 막힌 원화 스테이블코인]③
법안 늦어지는 동안 테더·USDC 등 해외 스테이블코인, 국내서 유통 확대

편집자주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경쟁이 한창이다. 미국은 민간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고, 보수적이라 평가받던 일본조차 핀테크 스타트업에 발행 문호를 개방했다. 그러나 'K-스테이블코인'의 현실은 다르다. 당국 입김에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 컨소시엄'으로 묶어두려는 규제 틀에 갇혀 시작 전부터 혁신의 싹이 잘릴 위기에 처했다. 이에 <뉴스1>은 세 차례에 걸쳐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진 국내 규제 방향성을 살펴보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쟁에 발목이 잡힌 사이, 글로벌 1·2위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와 USDC는 국내 시장에서 유통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발행 주체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오히려 시장 발전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는 최근 한국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앞서 테더는 지난해 한국 시장 담당자를 채용하며 국내 진출에 나섰으나, 해당 인력이 퇴사한 이후 더 큰 규모로 추가 인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이는 해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국내 규제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곧 발의를 앞두고 있는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에는 해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도 한국에 지점을 둬야만 국내 시장에 코인을 유통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담길 전망이다. 즉, 테더나 서클도 한국 지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테더는 PR 매니저를 비롯해 블록체인 조사관, 대관 담당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직군에 걸쳐 국내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인력이 확충되면 국내 시장에서 테더의 스테이블코인 유통 사업이 더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된다.

USDC 발행사 서클도 한국 시장을 주요 거점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시장 중에서도 한국에서 USDC가 가장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았던 코인원과 코빗이 최근 USDC 거래 이벤트 이후 10%대 점유율을 기록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점유율 1%에 머무르던 코빗은 이달 8일 USDC 거래 이벤트를 실시한 이후 줄곧 10%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는 코인원이 바통을 이어받아 10%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기준 두 거래소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는 가상자산은 USDC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서클 총괄 사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부터 사실상 서클이 한국 대상 대관 업무를 시작했다"며 "해외 스테이블코인 기업 대상으로 규제가 생기면 당연히 규제를 준수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이미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어, 추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된다 해도 수요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발행 주체에 대한 이견을 좁혀 하루 빨리 법안을 발의하고, 발행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내 거래소 유동성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명백한 후발주자"라며 "발행 주체를 둘러싼 논쟁이 길어질수록 시장 주도권은 해외 발행사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발행하느냐를 두고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일정한 기준 아래 경쟁을 허용하고 시장에서 검증받게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