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쏟아지는데도 '이상 무거래'…시장 감시 구멍[빗썸 오지급 사고]②

시스템 작동 안한 20분간 비트코인 1788개 '매도' 체결
타 거래소와 시세 차이 17%인데…거래 제한은 '뒤늦게'

가상자산(디지털자산) 거래소 빗썸이 지난 6일 이벤트 보상 과정에서 비트코인(BTC) 총 62만 개를 잘못 지급한 사태가 벌어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8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2026.2.8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비트코인 62만 개가 오지급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물량이 매도되는 동안 가격 급변을 감지·차단해야 할 시장 감시 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지급된 비트코인이 단시간에 시장에 쏟아지며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이 타 거래소 대비 10% 이상 급락했지만, 이상 거래에 대한 즉각적인 제어는 이뤄지지 않았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빗썸에서는 이벤트 당첨자들에게 2000원어치 비트코인을 지급하려다 비트코인 2000개씩을 지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렇게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은 총 62만 개다.

빗썸은 20분 만에 사고 사실을 인지하고 코인을 잘못 지급받은 계정들을 동결 조치했지만, 그 20분 사이 지급받은 비트코인을 매도한 이용자들이 있었다.

매도 물량이 급격히 쏟아지면서 6일 오후 7시 37분께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8111만원까지 일시 하락했다. 당시 업비트를 비롯한 다른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이 개당 977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시세 차이가 17%가량 난 것이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이 타 거래소 대비 급격히 하락했음에도 불구, 시장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빗썸은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에 따라 지난 2024년 시장감시실을 신설하고, 이상거래 상시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매도 물량이 풀리고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기 전에 거래 제한 등의 조치가 있었어야 한다.

그러나 가격이 일시 급락한 7시 36분부터 37분까지 2분간 빗썸 내 비트코인 거래량은 830BTC(비트코인)에 달했다. 대부분 매도 물량이며, 거래가 평소처럼 체결된 것이다.

빗썸은 최대한 빠르게 이상 거래를 인지했다는 입장이다. 빗썸은 전날 공지에서 "내부 시스템을 통해 이상 거래를 즉시 인지했으며 관련 계정에 대한 거래도 신속히 제한했다"고 했다. 또 "시장 가격도 5분 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락하자 불리한 조건으로 비트코인을 매도하게 된 피해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빗썸은 해당 피해자들에게는 차액과 더불어 추가 보상을 지급할 예정이다.

빗썸 관계자는 "흔히 알려진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은 보통 금융범죄에 연루된 거래를 색출하는 데 쓰이고, 이 경우는 시장 상시 감시 시스템으로 제어했어야 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빗썸은 시장 감시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은 20분 동안 이미 매도된 비트코인 1788개를 회사 자산을 이용해 복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빗썸은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 62만 개 중 61만 8214개(99.7%)를 거래 전 회수했다. 하지만 이미 매도된 0.3%(1788개)는 회수하지 못했다. 이에 해당 비트코인을 회사 자산으로 충당함으로써 거래소 보유 자산과 고객 예치 자산이 다시 100% 일치하게끔 했다.

매도된 비트코인을 복구했으므로 빗썸은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보상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당시 빗썸에 접속 중이었던 이용자에게는 2만원이 지급되며, 사고 시간대(2월 6일 오후 7시 30분~7시 45분) 저가로 비트코인을 매도한 이용자에게는 매도 차액 전액과 10%의 추가 보상이 지급된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