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고파이 상환, 주주동의 등 법적절차 진행…신속히 마무리 기대"
"상환 시점 미정, 당국과 비공개 협의 지속…상환금 제삼자에 안전히 보관"
"풍부한 유동성은 강점이지만 규제 우선"…기관 파트너십·보안 역량 강조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국내 5위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를 인수한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 피해 자금 상환을 위해 주주 승인 등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피해자들의 자금 회복과 고팍스의 사업 안정화를 위해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상환 자금은 제삼자 커스터디 기관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으며, 지갑 주소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9일 SB 세커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총괄은 서울 강남구에서 뉴스1과 만나 "고파이 상환과 관련해 한국 회사법상 필요한 주주 승인과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규제 당국과 지속해서 소통하며 효율적이면서도 규정에 부합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10월 국내 금융당국으로부터 고팍스 인수를 승인받으며, 인수 협상 3년 만에 한국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바이낸스가 협상 당시 책임지기로 한 '고파이 사태' 피해자 채무 역시 상환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상환해야 할 금액은 고팍스가 29일 공개한 고파이 예치금 기준 약 1300억 원대에 달한다.
세커 총괄은 "3년 이상 고팍스에 관여했으며, 모든 과정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도록 매우 신중하게 접근했다"며 "현재 우선순위는 고팍스의 기술 역량을 개선해 기존 이용자들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상환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당국과 비공개로 협의 중인 사안이라 일정을 단독으로 통제할 수 없어 타임라인을 밝히기 어렵다"며 "절차가 신속히 마무리돼 상환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상환 지연에 따른 투자자 불안과 해킹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상환 자금은 제삼자 커스터디 기관에 보관했다. 세커 총괄은 "상환에 필요한 가상자산을 제삼자 커스터디 기관에 별도로 확보해 뒀다"고 강조했다.
고파이 상환을 완료하면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안착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에선 고팍스가 바이낸스의 풍부한 유동성, 즉 오더북을 공유할 경우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호주 거래소 스텔라와의 오더북 연동을 종료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금융당국이 오더북 연동 과정의 적법성을 직접 들여다보면서다.
세커 총괄은 "바이낸스의 유동성이 스프레드·슬리피지 감소로 이어져 이용자에게 이점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한국에서는 전례가 없는 사안인 만큼 당국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향후 기관 대상 파트너십과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세커 총괄은 "규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상품·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핵심"이라며 "자산운용사를 위한 '바이낸스 웰스', 고액 자산가 대상 '프레스티지', 금융기관을 지원하는 '크립토 애즈 어 서비스' 등 다양한 솔루션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낸스가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는 없지만, 정부·민간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 네트워크·접근성을 바탕으로 주요 유통 채널 역할을 하고 싶다"며 "토큰화 분야에서도 바이낸스의 강점은 유통과 유동성 제공으로 토큰화 자산의 순환을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낸스의 강점으로는 보안 역량이 꼽혔다. 세커 총괄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한국 기준을 충족하는 기술 보안, 커스터디 구조, 고객 확인(KYC)은 매우 중요하다"며 "글로벌 차원에서 컴플라이언스와 사기 예방에 지속해서 투자해 왔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는 지난 2023년 이후 불법 자금에 대한 노출을 96% 낮췄으며, 올해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통해 약 54만 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66억 9000만 달러 규모의 잠재적 사기 피해를 예방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3100만 달러 규모의 불법 자금 압수를 지원하는 등 법 집행 기관과 협업했다.
세커 총괄은 "이러한 역량을 한국 규제에 맞게 현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세커 총괄은 지난해 9월 바이낸스 APAC 총괄을 맡았다. 그는 공공 부문을 비롯해 핀테크, 블록체인 산업에서 20년 이상의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법률·규제·컴플라이언스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전략 수립, 시장 진출, 경영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쌓아왔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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