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장 패닉' 이더리움, 4개월 만에 2800달러 붕괴…추가 하락 가능성
전날 하루 만에 8% 넘게 급락…현물 ETF도 8거래일 연속 순유출
기관·고래 매도세에 DAT 기업 '출렁'…"2500달러 추가 하락 가능성"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ETH)이 하루 동안 8% 넘게 급락하며 4개월 만에 2800달러 선을 반납했다. 한때 미국 월가에서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주목받았으나, 기관·고래(큰손 투자자)들의 매도세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까지 겹치며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했다.
22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30분 기준 글로벌 이더리움(ETH) 가격은 전일 대비 8.68% 하락한 276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처음으로 28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더리움은 지난 7월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통과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의 절반 이상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발행·유통되는 만큼, 최근에는 미국 월가에서도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조명받았다.
그러나 약세장이 본격화되면서 이더리움 역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 하락 배경에는 기관과 고래(큰손 투자자)의 매도세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온체인 분석가 엠버CN은 21일 X(옛 트위터)를 통해 "고래 투자자들이 보유 중인 롱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최근 이틀간 이더리움 1만 8517개를 매도했다"며 "손실 규모가 2529만 달러(약 373억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기관 자금이 유입되는 주요 통로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전 세계 ETH 현물 ETF에서는 2억 6160만 달러(약 3859억 원)가 순유출됐다. 8거래일 연속 유출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총 4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며 "지난 2월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라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을 전략적으로 적립해 보유하는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 기업들도 줄줄이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2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주요 이더리움 비축 기업들의 최근 손실률은 평균 48%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2.94%(356만 개)를 보유한 비트마인은 최근 한 달간 45%의 손실을 냈다. 샤프링크, 이더머신, 갤럭시 디지털 등도 연중 고점 대비 최대 80%의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이들 기업의 '순자산가치 비율(mNAV)'도 1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매수한 자산(이더리움) 대비 기업의 평가치가 하락해 자본 조달 능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10x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DAT 기업들의 자산 평가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비트마인은 이더리움 매수를 시작한 뒤 4개월 만에 약 40억 달러의 평가손실을 기록 중"고 말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10x 리서치는 "이더리움은 현재 2700~2800달러 지지 구간에 진입했지만, 보유자들은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으며 반등 신호도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변동성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이더리움이 지난 2022년 약세장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며 "기관 수요 감소와 온체인 활동 둔화가 이어지면 2500달러 초반대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상자산 분석기업 스위스블록은 "이더리움 시장의 유동성이 거의 고갈된 상태"라며 "유동성 회복이 늦어지면 장기간 횡보가 이어지고 펀더멘털도 약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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