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협 파라메타 대표 "스테이블코인, 기술 요건 논의도 필요"[인터뷰]
"스테이블코인 기술 인프라 심사 제도 필요…홍콩은 이미 법제화"
1세대 블록체인 기업 파라메타, 신규 투자 유치 시동…내년 상장 준비 착수
-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나 조건에 대해서만 논의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문제는 발행한 다음입니다. 신원인증 같은 건 어떻게 할지, 안전성 검증은 어떻게 할지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제도화해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는 지난 1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와 관련해 '기술 요건'에 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파라메타는 대표적인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기업이다. 2016년 설립 이후 정부 블록체인 공공분야 사업을 다수 수주해 기술 인프라를 개발해왔다. 블록체인 인프라 방면으로 특화돼 있다 보니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시도 중인 여러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인프라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김 대표는 기술적 논의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현재 국회와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위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대부분 논의가 발행 주체 및 발행 요건에만 치중해 있다.
김 대표는 "발행 요건과 관련해 국회가 법제화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기술적 요건과 관련해선 과기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유관기관이 목소리를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적 논의가 필요한 이유로는 △홍콩 등 다른 나라에서 스테이블코인 기술 요건도 법제화한 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 시 신원인증(KYC) 표준이 필요한 점 △코인 발행의 기반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안정성이 중요한 점 등을 들었다.
예를 들어 홍콩에서 지난 8월부터 시행 중인 스테이블코인 법안에는 발행 인프라에 대해 제3자 독립 기관의 적격성 평가를 받아야 된다는 조항이 있다. 모든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 대해 KYC를 실시해야 하며 기술 인프라에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선 이 같은 요건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또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전용 블록체인 메인넷들도 출시되는 추세이지만, KYC 기능이 내장된 경우는 흔치 않다.
김 대표는 "서클의 '아크' 같은 스테이블코인 전용 블록체인들이 시장에 등장했지만 다 KYC 기능이 내장된 것은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검증 기준을 만들고 일종의 '인증 마크'를 달아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ISMS(정보보호관리체계)처럼 금융위원회 혼자서 이를 검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과기부 같은 유관기관에서 기준을 마련하고, 금융위가 이를 활용하는 시스템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ISMS 제도 자체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담당하지만 금융위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심사할 때 ISMS 여부를 요건으로 확인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심사하는 데도 이 같은 기술적 요건 심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반인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대표는 "기존 블록체인 메인넷을 기반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텐데, 해당 메인넷의 거버넌스와 원화 스테이블코인간 이해 충돌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된 스마트콘트랙트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발행 기반인 블록체인 메인넷을 하드포크(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두 개로 갈라지는 것)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 상황에 대한 논의도 충분히 해야 한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기술적 논의는 부재하지만, 파라메타는 1세대 블록체인 기업으로서 선제적으로 발행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다. 홍콩 법안을 참고해 규제 준수 기능이 내장된 인프라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쿠콘 등 상장사와 협약을 맺고 개념검증(PoC)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신규 투자 유치에도 나선 상태다. 최근 파라메타는 2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딩 절차를 시작했다. 지난해 3월 90억원 규모 투자를 받은 뒤 1년 8개월 만이다. 이번 투자로 조달하는 자금은 스테이블코인 전용 '규제 대응형' 인프라 개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아직까지 스테이블코인으로 돈을 벌고 있는 국내 기업이 없는데, 파라메타는 인프라 구축 사업을 이미 진행 중인 만큼 스테이블코인으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실제 구축 사례를 가지고 내년에는 IPO(기업공개)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상반기 중 상장 준비에 착수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파라메타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활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번 투자 라운드를 내년 1분기 이내로 마무리하고, 상반기 중 주관사를 다시 선정해 상장 준비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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