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투자' 앞두고 가상자산 수탁고 '반토막'…가격 하락에 실적도 부진
[2025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코인 수탁고 1조 5000억→7000억
영업실적, 119억 원 적자 기록…"수요 늘었지만 가격 하락에 수탁고 감소"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보관·지갑 사업자의 수탁고가 약 6개월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반기 일부 상장사·전문투자사의 법인 투자 허용을 앞두고 커스터디(가상자산 수탁) 수요가 늘고 있지만,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가격 하락 여파로 매출과 영업실적은 오히려 악화했다.
30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보관·지갑 사업자 8개 사의 총수탁고는 7398억 원이다. 지난해 12월 말(1조 5000억 원) 대비 50% 감소한 수치다.
총수탁고는 지난해 12월 이후 약 두 달 동안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말 1조 4000억 원이던 수탁고는 한 달 만에 7412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8000억 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5월 말 6720억 원으로 감소한 뒤 다음 달 7398억 원으로 반등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6월 말 기준 법인 고객의 수탁고는 지난해 12월 말 대비 50% 줄었으며, 개인 고객의 수탁고는 같은 기간 66% 감소했다.
전체 고객 중 법인 고객은 112개 사로 이들의 평균 가상자산 보유액은 66억 원이며, 가상자산 발행 재단 등 가상자산 관련 법인 42개 사가 법인 수탁고의 82%(6040억 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탁고가 감소하면서 매출액도 줄었다.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보관·지갑 사업자 8개 사의 총매출액은 45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54% 감소했다. 영업손익도 같은 기간 1억 원 감소하며 11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탁고가 쪼그라든 이유는 가상자산 가격 하락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탁고는 가상자산 수량에 일별 종가를 곱해 산정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발 관세전쟁과 중동전쟁 등 경제·지정학적 요인으로 크게 출렁인 바 있다.
금융위는 "일부 수탁 가상자산의 기준가격 하락으로 (수탁고가)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 가상자산 보관업체 대표는 "법인의 가상자산 참여를 앞두고 고객이 맡기는 자산의 수량은 늘었다"며 "이들 자산은 알트코인의 비중이 높은데, 가격이 지난해 12월 대비 하락하며 수탁고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BTC)보다 가격 변동성이 큰 특징이 있어, 하락장에 가격이 더욱 큰 폭으로 하락한다.
한편 금융위는 올해 하반기 3500개 상장사·전문투자사를 대상으로 가상자산 투자를 시범적으로 허용할 예정이다.
chsn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