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업계 최초 '비트코인 스테이킹' 출시…점유율 확대 묘수 될까

바빌론 프로토콜과 협업…비트코인 예치 시 이자는 바빌론(BABY) 토큰
장기 투자자 끌어들이기 시도…법인 고객 유치에도 유리할 듯

코인원 제공.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이 업계 최초로 비트코인(BTC) 스테이킹(예치) 상품을 출시했다. 2%대에 머무르고 있는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법인 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바빌론 프로토콜과 협업…비트코인 예치 시 이자는 바빌론(BABY) 토큰

코인원은 지난 29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최초로 비트코인 자유형 스테이킹 상품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코인원 비트코인 스테이킹은 고객이 비트코인을 보유만 해도 매일 보상이 적립되는 자유형 상품이다. 일반 스테이킹과 달리 스테이킹에 참여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제약 없이 입출금과 거래가 가능하다.

스테이킹은 보유한 지분을 담보로 블록체인의 블록 생성 및 보안에 기여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이자 형식으로 받는 것을 말한다. 이더리움, 솔라나 등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 합의알고리즘을 이용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에서만 가능하다.

거래소에서 지원하는 스테이킹은 거래소가 고객의 가상자산으로 블록체인의 블록 생성 과정에 참여하고, 참여에 따른 보상을 고객에 다시 배분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본래 비트코인은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 합의알고리즘을 사용하기 때문에 스테이킹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바빌론 프로토콜 등 비트코인에 스테이킹 기능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바빌론 블록체인은 PoS 방식의 블록체인이지만, 블록 생성 및 보안 유지에 쓰이는 담보는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을 PoS 방식 블록체인의 담보로 사용함으로써 스테이킹할 수 있는 기술을 고안한 것이다.

코인원 비트코인 스테이킹도 바빌론 프로토콜을 통해 진행된다. 고객은 보유한 비트코인을 위임함으로써 바빌론 블록체인의 보안에 기여하고, 이에 따른 보상으로 바빌론의 유틸리티토큰인 BABY 토큰을 받을 수 있다.

장기 투자자 노린 코인원…법인 고객 유치에도 유리

코인원의 이번 시도는 2%대에 머무르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우선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코인이자, 장기 보유자가 가장 많은 코인이다. 장기 보유자 입장에선 단순히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보다 이자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이더리움이나 솔라나처럼 해당 코인으로 이자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BABY 토큰으로라도 이자를 받으려는 수요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BABY 토큰은 이미 빗썸과 코인원에 상장된 가상자산이기도 하다. 이에 장기 보유자들이 코인원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또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스테이킹이 법인 고객 유치에도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아직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나오지 않았으나 올 하반기부터 상장사 등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법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안정적인 가상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최근에는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꾸준히 매수하는 '비트코인 트레저리' 바람이 불고 있기도 하다.

바빌론 프로토콜과의 협업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데이비드 체 바빌론 공동창업자는 지난달 한국을 찾아 BABY 토큰이 상장된 거래소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체 창업자는 뉴스1에 "바빌론의 자체 코인인 베이비(BABY) 토큰이 이미 빗썸과 코인원에 상장돼 있다"면서 "한국 거래소들도 이미 스테이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비트코인 스테이킹 서비스도 당연히 출시하고 싶을 것 같다. 기술 제공자로서 한국 거래소에도 기여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성현 코인원 대표는 "비트코인 장기 보유가 글로벌 투자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이번 스테이킹 서비스 리뉴얼을 계기로 가장 선도적인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