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교수 "개인 위주 시장은 '피해자 폭탄돌리기'…법인투자 허용해야"

韓 투자자, 가치가 아닌 가격에 투자…법인 투자 위주의 미국과 대조
정보력 갖추고 유동성 풍부한 법인…"가상자산 혁신 이끌 수 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가운데)가 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6/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개인투자자 위주의 시장은 폭탄 돌리기를 통해 최후의 피해자 1인을 찾는 과정입니다. 법인 투자를 허용해 '펌프앤덤프(가격 급등락)' 자체를 제거해야 합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강현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건전한 가상자산 산업 조성을 위한 법인 참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교수는 한국 가상자산 시장 참여자가 대부분 개인투자자인 점을 꼬집었다. 그는 "한국은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에 관심이 많은 중앙화 거래소(CEX) 위주의 시장"이라며 "개인투자자 중심의 시장은 가상자산의 가치가 아닌 가격에 의해 매매가 이뤄져 급등락이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미국은 금융회사와 법인을 위주로 블록체인 장부를 통해 매출채권, 탄소배출권 등 다양한 자산을 토큰화해 유동화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거래소들의 고객확인제도(KYC)를 예로 들며 규제를 제대로 정립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YC 도입 이후 거래소들의 유동성은 감소했지만, 중장기 투자를 하는 '고래'들의 거래 비중이 단기 거래 위주의 소액 투자자보다 빠르게 증가했다"며 "정보력이 있는 고래에 의해 가상자산 투자 기간이 늘어나 불필요한 이상 거래 발생 빈도가 감소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고래보다 유동성이 풍부한 법인의 시장 진입을 허용해 가격 변동을 낮추고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법인을 통해 가격 변동을 안정화하고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원인인 '펌프앤덤프' 현상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법인을 통한 유동성 확보는 블록체인·가상자산 기술 혁신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금은 규제의 기회비용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전했다.

chsn12@news1.kr